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부출범 1주년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국정 2년 차의 새로운 다짐을 공유한 이 날처럼, 윤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여당 지도부와 수시로 머리를 맞대곤 했다.
취임 후 꼭 한 달만인 지난해 6월 10일 이준석 지도부를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한식 오찬 회동을 한 게 처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친정 식구를 만나는 것 같다”며 “오늘이 대통령 취임 한 달 이자, 이 대표 취임 1주년을 맞는 날이라 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해 6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후 ‘이준석 사태’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혼란기를 겪으며 만남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활발한 교류가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정진석 비상대책위 지도부와는 지난해 11월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가졌다. 상견례 성격인 동시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다녀온 직후에도 성과 공유 차원에서 정진석 비대위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지난해 10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웃음짓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하지만 여당에 쏟는 관심과 달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식 회동은 1년째 한 번도 없었다.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8ㆍ28 전당대회에서 당선하자마자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노태우 정부 이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까지 걸린 최장기 기록도 이미 갈아치웠다. 종전 최장 기록은 문재인 정부 때였는데, 취임 후 338일 만에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민주당은 “협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국민의힘 친윤계 모임인 ‘국민 공감’ 초청 강연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만났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실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정치복원의 출발”이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문을 연 평산책방을 찾아 계산대에서 봉사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