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대표 이재명 만난 홍준표 "당대표 옹졸…대통령실 정치 몰라"

중앙일보

입력 2023.05.10 14:31

수정 2023.05.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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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대구시청에서 회동했다. 
 
홍 시장은 상대 진영의 좌장인 이 대표와 만나 거침없이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원로이니 중앙당에도 말씀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자 홍 시장은 “이야기는 하는데 당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들어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웃음으로 넘기며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고 하자 홍 시장은 “당 대표가 옹졸해서 좀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잖아”라며 지난달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 시장은 “상임고문 해촉된다고 제가 할 말 못할 사람도 아니다. 그게 뭐냐. 아무튼 대구 시정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민주당에 국정운영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하며“윤석열 정권에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며 “민주당이 도와주셔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홍 시장은 간호법에 대한 양당의 대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옛날에는 꽉 막혀 있을 때 막후에서 조정하는 사람이 있었다. 야당에도 있고, 여당에도 있었다. 그래서 각 당 대표와 협의해서 조정됐는데, 최근에는 막후 조정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며 “그러니 타협이 안 되는 정치가 되고, 각 당이 갈 길을 간다. 나라가 혼란스러워진다”고 진영에 갇힌 정치 현실을 걱정했다. 


이 대표는 “시장님 말씀처럼 합리적 선의의 경쟁이 정치의 본질인데 이제 정쟁을 넘어 전쟁 단계로 진입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동의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13일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김 대표는 당시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특정 목회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지도부가 그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며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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