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아재 패션이 ‘잘파(Z세대+알파세대) 패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샌들과 양말 조합 얘기다. 한때 피해야 할 패션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간편하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꿀 조합’이 됐다.
여름 오기 전부터 샌들 잘 팔려
피셔맨 샌들은 어부들이 신발에 들어간 물을 쉽게 빼기 위해 여기저기 구멍을 뚫은 것에서 유래한 제품이다. LF 관계자는 “보통 샌들 매출은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여름이 오기 전부터 잘 팔렸다”며 “샌들에 양말을 함께 매치하는 패션이 인기를 끌며 계절을 타지 않는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샌들의 인기가 높아지자 겨울 신발로 유명한 브랜드도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브랜드 어그는 이달 여름 샌들 컬렉션을 새롭게 출시했다. 양모 슬리퍼와 샌들을 여름 디자인으로 재해석했다.
고프코어 인기에 양말 패션 유행
최근 고프코어룩(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패션)이 유행하는 것도 색색의 양말 패션이 뜨는 이유다. 투박한 아웃도어 샌들이나 슬리퍼에 양말을 매치하는 스타일링이 늘어나는 추세다.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킨이 내놓은 ‘샨티’ 슬리퍼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엔 장마철·물놀이 시즌 인기 제품이었지만 올해는 봄부터 매출이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샌들에 양말을 신으면 올드한 패션으로 인식했던 예전과 달리 튀는 양말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며 “화려한 양말로 포인트를 줄 경우 신발은 단색이 대세”라고 말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도 양말을 활용한 스타일링을 주목하고 있다. 샤넬은 올해 봄·여름 슈즈 화보에서 하이힐과 양말을 함께 매치한 패션을 선보였다. 프라다의 ‘러버 샌들’도 양말과 함께한 스타일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