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SVB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중소 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126억 달러(약 279조 원)에 총예금 1764억 달러(약 231조 원)로, SVB(총자산 2090억 달러 및 총예금 1754억 달러)보다 약간 더 큰 규모다. 이 때문에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파산한다면 SVB보다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설이 나오자 자금 긴급수혈에 나서며 진화를 시도했다. WSJ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날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JP모건체이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가용 유동성을 700억 달러(약 91조 원)로 늘렸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날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공동 성명을 통해 “은행의 자본과 유동성 상태는 매우 강력하다”면서 “당국이 인정하는 자본 상태가 좋은 은행보다도 자본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번에 확보한 유동성 외에도 Fed가 유동성 지원을 위해 조성하기로 한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의 지원도 받을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부유한 고객들에게 대규모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해 왔다. 그러다 Fed의 금리인상 드라이브로 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금난 악화 우려에 예금주들의 뱅크런 조짐이 일었다는 얘기다. WSJ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예금 가운데 예금 보호가 되지 않는 25만 달러(약 3억2600만 원) 초과 금액은 1400억 달러(약 182조 원)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