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남아 이어 시드니 상륙한 中 극가성비 밀크티

중앙일보

입력 2023.03.01 08:00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중국에서 ‘극가성비’ 밀크티 집으로 통하는 미쉐빙청(蜜雪冰城·MIXUE)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를 시작으로 지난해(2022년) 하반기 한국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호주 시드니 중심가에 첫 매장을 선보였다. 올 상반기 일본 1호점 개점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쉐빙청 호주 매장. 사진 타이메이티

지난 2월 12일, 호주 시드니 중심업무지구(CBD) 월드 스퀘어(World Square), 미쉐빙청 호주 1호점이 첫 영업을 개시했다. 중국 매체 타이메이티(钛媒体) 보도에 따르면, 이 매장은 12일 하루 2만 4000위안(약 452만 3280원)의 매출을 올렸다.
 
호주 진출을 앞두고 미쉐빙청은 현지 맞춤형 온라인 마케팅 방식을 채택하고, 사흘 동안 총 1500만 원 규모의 프로모션 쿠폰을 뿌렸다. 제품 가격은 밀크티 1잔에 2.5호주달러(약 2200원)로 설정, 중국 국내에서의 ‘극가성비’ 전략을 그대로 이어갔다. 호주 현지에서 보통 밀크티 1잔 가격은 7-10호주달러 선이다. 현재 미쉐빙청은 브리즈번과 멜버른에도 신규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다.

미쉐빙청 메뉴판. 사진 허난르바오

미쉐빙청의 해외 시장 공략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쉐빙청은 ‘해외 진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마침내 2018년, 미쉐빙청은 ‘미쉐(MIXUE)’라는 이름으로 베트남에 상륙, 미쉐빙청의 첫 해외 매장을 선보인다. 같은 해, 미쉐빙청과 함께 중국 밀크티 삼대장으로 꼽히는 나이쉐더차(奈雪的茶)와 시차(喜茶·Heytea)도 싱가포르 1호점을 내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처럼 최근 중국 밀크티 업체들은 해외 시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쉐빙청의 경우, 지난해 이미 해외 매장 수가 1000곳을 돌파했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 선진출한 후, 지난해에는 한국과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미쉐빙청 중앙대점. 사진 네이버지도

한국에는 2022년 11월 중앙대 근처에 1호점을 냈다. 극가성비 밀크티 집인 만큼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소비자를 공략한 셈이다. SNS에 올라온 리뷰 등을 살펴보면, 한국 매장의 밀크티 가격은 1잔에 3000원 내외로 역시 시중 다른 카페에 비해 저렴하다. 지난해 11월 23일, 미쉐빙청 한국 1호점은 개장 첫 사흘 동안 일평균 2만 위안(약 377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중국 매체는 보도했다. 현재 한국 내 미쉐빙청 매장은 올해 개점한 명동점까지 총 2곳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과 호주 1호점의 입지는 ‘중국의 다이소’라 불리는 미니소와 같은 전략을 따르고 있다. ‘도심 중심가에서 초저가 전략’으로 대결하는 것. 앞서 미니소는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 옆에 유럽 1호점을 내서 화제를 모았다. 일명 금싸라기 땅에 입점한 미니소 파리 매장에서는 평균 10유로(약 1만 3000원) 이하의 저렴한 제품들 판매했다.

관련기사

시드니 월드 스퀘어. 사진 셔터스톡

이번에 첫선을 보인 호주 매장이 위치한 시드니 월드 스퀘어는 젊은 소비자가 많은 번화가이자 인기 식음료, 패션 브랜드 매장, 편집숍 등이 모여 있는 트렌드의 중심지이다. 미쉐빙청 샤오훙수(小红书) 계정에 따르면, 미쉐빙청 일본 1호점은 아직 개점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1호점은 도쿄 시부야 거리 역시 쇼핑센터가 밀집한 지역이다.  


미쉐빙청의 해외 진출은 2라운드 성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앞서 미쉐빙청은 극가성비 전략으로 중국 내 밀크티 삼대장 자리를 차지했다. 나이쉐더차와 희차가 프리미엄 라인인 것과 달리, 미쉐빙청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렸다. 현재 중국 2만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앞으로는 해외 시장 개척이 미쉐빙청 확장 전략의 주된 노선이 될 전망이다. 첫 해외 진출지인 베트남의 경우, 2022년 3월 기준 매장 수를 249곳까지 늘렸다. 같은 해 6월에는 베트남 가맹점 확장을 위해 가맹수수료 면제, 인테리어 및 관리비 우대 정책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외에, 미쉐빙청은 커피 및 차 음료 업/다운 스트림에 투자하고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중국에서 통했던 극가성비 전략이 해외 시장에서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미쉐빙청의 해외 진출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