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커뮤니티에 “국어 3등급을 받고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 최초 합격했다”는 게시글을 올린 수험생은 국어 3등급, 수학 1등급, 영어 1등급, 탐구(지구과학Ⅰ·물리학Ⅱ) 각각 3·2등급의 성적표와 함께 서울대 합격증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5일 “지난해 서울대 최초 합격자 20% 이상이 등록을 포기했다. 추가 합격에선 4, 5등급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서울대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에서도 연쇄적으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종로학원은 서울대뿐만 아니라 한양대, 중앙대 등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에 합격한 수험생은 수학에서 1등급, 영어 2등급, 탐구 2과목에서 각각 1·3등급을 받았다. 또 다른 수험생은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반면 국어에서 4등급을 받고 중앙대 창의ICT공과대에 합격했다. 이 수험생은 영어에선 1등급, 탐구 2과목은 각각 2·3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국어·탐구 못 봐도 수학으로 만회”
2019학년도 수능에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 수학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33점으로 두 과목 간 차이가 17점에 달했다. 당시엔 수학 4등급을 받고도 지방권 소재 의대 정시에 합격한 사례가 나와 화제가 됐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첫해인 2018학년도 수능에선 영어 4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서울대 자연계열에 합격하기도 했다.
서울대가 2023학년도 정시 모집부터 학교 내신(교과 평가)을 반영한 것도 합격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부터 교과 평가가 반영되면서 정시 합격선이 낮아지는 것은 예상된 일”이라며 “의약계열에 중복으로 지원한 합격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전반적인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합격자 발표는 오는 9일 정시 합격자 등록이 마감된 후 이뤄진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 여학생↓ 일반고·고3↑
서울대 정시 모집에 교과 평가가 반영되면서 일반고 출신과 고3 재학생 합격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생(최초합 기준) 중 일반고 출신은 지난해 56.1%에서 57.7%로 증가했지만, 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등 특목고 및 자사고 출신은 35.7%에서 33.1%로 낮아졌다. 고3 재학생 비율은 41.1%로 지난해(38.4%)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재수생 등 ‘N수생’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 58.5%에서 57.3%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