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이라는 꿈의 매출
하고엘앤에프는 자사 플랫폼 하고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 ‘마뗑킴’이 지난해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마뗑킴은 김다인 디렉터를 주축으로 2016년 시작한 브랜드로, 초반 김 디렉터의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해 브랜드를 키웠다. 하고 자체 브랜드로 2019년 출발한 가방 브랜드 ‘르아보네’ 역시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밖에 하고 입점 의류 브랜드 ‘보카바카’ ‘드파운드’ ‘르917’ 도 지난해 말 기준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무신사, 100억원 돌파한 국내 브랜드 비율 33%
고무적인 것은 온라인 중심의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 한계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한 국내 브랜드 비율은 2020년 15%에서 지난해 33%까지 늘어나 2년 만에 2.3배가량 증가했다. 2020년부터 무신사스토어 인기 순위 100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국내 브랜드로는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인사일런스’ ‘라퍼지스토어’ ‘쿠어’ 등이 있다.
올리브영서도 ‘100억 클럽’ 뷰티 브랜드 21개 탄생
‘넘버즈인’ ‘어뮤즈’ ‘데이지크’ ‘어노브’ 등 신진 브랜드의 경우 입점 1년 만에 올리브영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남성 화장품 부문에서는 국내 브랜드 ‘다슈’ ‘포맨트’ 가 첫 100억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K-패션·뷰티 업계 ‘허리’ 만든다
최근에는 이런 중소 브랜드를 모아 소개하는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 플랫폼이 단순히 물건을 입점시켜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인큐베이팅(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의 경우 영업·마케팅 조직 중 상당수가 입점 브랜드 육성에 적극 참여, 관련 영상을 만들거나 무신사 테라스 같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팝업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기획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다. ‘예일’ ‘디스이즈네버댓’ 등 국내 브랜드가 이런 과정으로 성장했다.
하고엘앤에프는 브랜드 인큐베이션 본부를 갖추고,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에 전략·재무·마케팅·물류 등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지분 투자를 통해 자금줄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올리브영 역시 판로 지원만이 아니라 어워드·라이브커머스와 같은 마케팅 채널을 통해 브랜드 매출 증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홍정우 하고엘앤에프 대표는 “현재 국내 패션·뷰티 산업 생태계는 대기업이거나 아예 소규모 브랜드가 난립하는 식으로 양극화되어 있다”며 “이들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주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중기·중견 브랜드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자인을 제외한 사업 전반의 관리 역량을 지원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