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1월 미국은 소련과 중국의 확장을 막기 위한 ‘애치슨 라인’을 발표했다. 그리고 5개월 뒤 애치슨 라인 밖에 위치하게 된 한반도에선 전쟁이 발발했다. 73년이 지난 2023년 한국은 다시 미ㆍ중의 공급망 전쟁으로 그려질 ‘신(新)애치슨 라인’의 최전선에 서 있다.
중앙일보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 교수)와 함께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한국 외교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아르스프락시아’는 아시아연구소의 의뢰로 2020년 1월~2022년 9월 30일까지 한ㆍ미ㆍ일ㆍ중 4개국 824개 언론사의 기사 550만여건을 빅데이터 분석했고, ‘한국리서치’는 지난달 6~9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웹설문 조사를 진행했다.(95% 신뢰수준ㆍ표집오차 ±3.1%ㆍ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중앙일보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 교수)와 함께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한국 외교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아르스프락시아’는 아시아연구소의 의뢰로 2020년 1월~2022년 9월 30일까지 한ㆍ미ㆍ일ㆍ중 4개국 824개 언론사의 기사 550만여건을 빅데이터 분석했고, ‘한국리서치’는 지난달 6~9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웹설문 조사를 진행했다.(95% 신뢰수준ㆍ표집오차 ±3.1%ㆍ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단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전년도에 비해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리서치가 1년 전(2021년 말) 실시했던 동일한 내용의 여론조사에서 일본의 호감도는 33.6점으로 20개 조사국 중 가장 낮았다. 중국(35.8점)은 물론 북한(33.8점)보다 낮은 호감도다.
반면 이번엔 지난 조사보다 8.6점 상승한 42.2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많이 오른 추치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4.1%포인트(17.1%→31.2%) 높아졌고, 부정적 답변은 11.8%포인트(59.5%→47.7%) 줄었다.
가장 강한 호감도를 보인 국가는 이번에도 미국이었다. 미국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0.2%에 달한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6.8%였다. 이를 호감도로 환산한 수치는 67.7점인데, 이는 1년 전(65.9점)보다 1.8점 높아진 결과다.
호주에 대한 호감도도 4.4점(59.2→63.6점) 높아졌고, 인도의 경우 호감도 자체는 41.5점으로 낮지만 지난 조사보다 미세하게 올랐다.(41.0→41.5점). 일본을 비롯해 미국·호주·인도 등 4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 가입국이다.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신뢰도가 상승한 국가는 일본(+9.1%포인트) 외에 싱가포르(+2.5%포인트)가 유일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조사(71.6%)보다 0.4%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번에도 71.2%의 압도적 신뢰도를 보이며 호감도와 함께 신뢰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미·일 공조의 반대에 위치한 북·중·러 3개국의 호감도와 신뢰도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호감도 조사에서 북·중·러 3개국은 20개 전체 조사 대상 중 지난 조사보다 호감도가 하락한 유일한 그룹으로 나타났다.
호감도 하락폭이 가장 컸던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였다. 러시아의 호감도는 8.6점(44.5점→35.9점) 낮아졌다. 신뢰도 역시 대폭 악화했다. 러시아를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은 12.9%포인트(22.3%→9.4%) 줄었고, 불신 비율은 16.7%포인트(70.2%→86.9%) 높아졌다. 러시아가 기록한 호감도·신뢰도 하락폭은 전체 조사 대상국 중 1위에 해당한다.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의 장기화 국면에서 보인 핵 위협을 비롯해 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망 차원의 우려를 키우는 등 국제사회의 평화와 질서를 뒤흔든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북한과 중국은 '바닥 수준'이던 호감도와 신뢰도가 더 떨어졌다.
특히 대남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조사(33.8점)보다 2.8점 떨어진 31.0점을 기록하며, 북한은 전체 대상 국가 중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비호감 국가'라는 타이틀을 이어갔다. 응답자의 41.5%는 북한에 대한 감정을 묻는 질문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그 가운데 18~29세의 경우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52.7%로 절반을 넘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았던 중국에 대한 국민 감정도 악화됐다.
중국의 호감도는 지난 조사(35.8점)에서 소폭 하락한 35.5점으로 북한에 이어 '뒤에서 2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 조사 때 중국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6.8%였는데, 이번엔 4.5%로 더 낮아졌다. 반대로 중국에 대한 불신 비율은 93.5%를 기록하며, 국민 열 명 중 아홉 명이 "중국을 믿지 못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