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지음
서해문집
언제까지 뻔한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되풀이할 건가. 가난한 여주인공과 재벌급 남주인공의 해피엔딩 로맨스 드라마가 나오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실제로 1994년 ‘사랑을 그대 품안에’ 이후 ‘파리의 연인’‘시크릿 가든’ 등 2010년대까지 신데렐라 스토리가 꾸준히 생산됐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한국에서 신데렐라가 득세한 건 그때뿐. 오히려 1960년대엔 영화 ‘맨발의 청춘’ 속 신성일처럼 ‘신데렐라맨’이 대세였다.
그럼 신데렐라의 핑크빛 스토리 대신 상류층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을 자극하는 ‘펜트하우스’류 막장드라마가 대세가 된 세상은 암울한 걸까. 돈과 권력을 욕망하면서도 그것으로만 굴러가는 세상에 분노하고, 사회적 정의에 관심을 쏟는 대중의 태도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