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 일본산 카메라·전지·모터 사용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격추에 성공했으나 폭발하지 않은 드론과 관련 부품 정보를 지난달 말 아사히신문에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드론은 모양으로 볼 때 이란산 공격형 드론 ‘모하제르-6’와 자폭형 드론 ‘샤헤드-131’, ‘샤헤드-136’ 등 3개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드론들이 이란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썼다고 설명했다.
日 민간 가전제품 부품이 군용 드론에 쓰여
카메라 외에도 드론에 쓰인 일본산 부품에는 가전제품용 리튬이온전지, 전기의 흐름을 개폐하는 범용 릴레이(계전기)나 집적 회로 등이 있었다. 계전기 등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산업기기용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것으로 군사용품이 아니다. 대부분 일본 전자기기 업체나 대기업 반도체 회사에서 생산한 것이다. 해당 드론엔 회전과 정지에 따라 기기를 제어하는 서보모터도 나왔는데 이 역시 일본산이었다.
이란, 컴퓨터·게임기 부품까지 드론에 사용
우크라이나 당국이 분석한 모하제르-6 드론의 부품은 117종, 200개 이상이었다. 이 가운데 미국산이 전체의 약 65%, 일본산은 약 11%로 미국·유럽·일본 캐나다 제품만 전체의 약 86%를 차지했다. 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이란제 드론의 서방·일본 업체 부품 비율이 75%라고 보도했던 것보다 다소 높다. 또한 WSJ은 모하제르-6 부품 중 일본산이 3분의 1이라고 했는데, 아사히는 10분의 1 정도라고 전했다. 아사히가 드론에 다량으로 실린 전지를 부품 1개로 계산해 차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수출 제품이 군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있지만, 가전 같은 일상용품에 쓰이는 부품의 수출까지는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노이즈 필터 등은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 일상용품에 흔히 들어간다.
하지만 이란 제재로 인해 일본 민간 기업이 이란과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사히는 “이란제 드론에서 나온 부품을 만든 일본 업체는 7곳”이라며 “모든 기업이 이란에 직접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 밀수로 지속해서 드론 개발"
테헤란에 주재하는 한 외교 관계자는 아사히에 “이란이 다양한 밀수 루트를 확보해 물품을 입수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이란이 지속해서 드론을 개발하는 걸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