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삶의 변곡점이 있을 것입니다. 수의사로 살아오다, 문외한이던 제가 시조 창작 대학원에 간다고 할 때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던 아내 양현숙씨와 절대적 지지를 해준 가족들, 시조의 길로 끌어주신 최한선 교수님, 시조의 뼈대를 세워주신 경기대 한류 문화대학원 이지엽·권성훈·곽효환 교수님, 넘어져 주저앉을 때마다 뒷덜미 잡고 일으켜준 시조 창작학과 동문님들, 포기하고 싶을 때 고지가 저기라고 힘을 주신 김수형 시인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시대 현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독자와 호흡하는 시조를 쓰기 위해 늘 고민하겠습니다. 부족한 작품에 날개를 달아주신 네 분 심사위원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마리오네트
-김현장
실 하나 당겨보면 등 돌리는 사람 있다
마스크로 가려봐도 휑한 눈빛 흔들리고
비대면 차가운 거리 회전문은 돌아간다
백동백 무릎 꿇고 저 홀로 피어나
꽁꽁 언 유리창 너머 하얗게 뜬 얼음 얼굴
툰드라 이끼 파먹는 순록처럼 불안하다
관절마다 매달린 끈 조여오는 겨울 아침
숨죽인 채 늪 속으로 도시는 빠져들고
사람이 사라진 길에 빈 줄만 흔들린다
◆김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