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3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시험 응시자는 총 44만7669명으로 전년도보다 469명 줄었다. 재학생은 30만8284명, 졸업생‧검정고시생은 13만938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졸업생‧검정고시생 같은 N수생 비율은 31.1%로 1997학년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정시에서도 이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수학에서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비율(51.8%)이 확률과통계(48.2%)보다 많아 현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 이후 이과생이 문과생을 넘어선 첫해가 됐다. 통상 이과는 미적분‧기하, 문과는 확률과통계를 선택한다. 문·이과 통합수능에 따른 선택과목 유·불리 심화가 이과생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전년보다 하락
올해 국어 1등급컷(구분점수)은 126점으로 최고점과 8점 차이가 났다. 1등급 안에 126점부터 134점까지 수험생들이 분포했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1등급이 131~149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상위권이 좁게 분포하고 있어 변별력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어가 6‧9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국어의 고난도 문항 내지는 중고난도 문항이 출제 검토위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며 “지난해보다 최고점이 하락했고 평이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입 수학이 당락 좌우할 듯
이처럼 지난 수능에 비해 국어 최고점이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11점으로 전년도(2점)보다 커졌다. 국어는 쉽고, 수학은 어렵게 출제되면서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는 134점, 수학은 145점으로 11점이나 차이가 난다”며 “국어에서 만점을 받아도 수학 성적이 더 높은 학생에게 뒤처지고, 이과가 교차지원하면 문과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어, 변별력 확보…사회탐구 어려웠다
1등급 비율은 전년도보다 늘었지만, 2‧3등급 인원은 줄었다. 2등급 이내 인원은 지난해 12만4271명에서 11만7894명으로 6377명 감소했고, 3등급 이내 인원도 23만6390명에서 21만4654명으로 2만1736명 줄었다. 이에 따라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
과학탐구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학Ⅰ이 75점으로 가장 높고, 지구과학Ⅱ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년도보다 사회탐구 각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대부분 상승했다”며 “사탐이 일정한 변별력을 확보하면서 정시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성적 통지표는 9일 원서를 접수한 학교나 교육지원청에서 받을 수 있다. 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성적증명서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