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네옴시티 짓는 사우디 장관, 네이버 첨단사옥에 왜 왔나 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2.11.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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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29일 네이버 첨단사옥 '1784'를 방문했다.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인 1784에서 사우디 방문단은 홍수 등 재난 예방을 위한 데이터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9일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Hogail)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1784를 방문했다. 사진 네이버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정자동의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자치행정주택부는 사우디 정부 내 주택·스마트시티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다.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알리 라지히 차관 등 총 23명은 이달 초 네이버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 등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날 채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방문단을 맞았다. 네이버는 1784 건물에 적용된 디지털트윈·로봇·인공지능(AI)·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시연하고,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소개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대표(왼쪽)과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Hogail)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왜 중요해  

◦ 글로벌 B2B 첨병 1784: 1784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도시협회가 인증한 로봇 친화형 건축물. 클라우드, 5G 특화망(이음5G),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뿐 아니라 AI와 음성인식 등 네이버의 모든 기술이 1784 건물에 적용됐다. 네이버는 1784를 발판으로, 첨단 기술과 공간을 묶은 스마트 빌딩을 B2B(기업간)·B2G(기업-정부 간) 거래로 수출하려 한다. 특히, 1784에 구현된 기술 중 필요한 것만 기업이나 정부가 선택 구매할 수 있도록 모듈형 기술 솔루션 판매를 준비 중.   

1784에서 로봇팔 앰비덱스와 포옹하고 있는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 스마트빌딩 첫 수출, 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를 추진 중이다. 특히, 물류·가사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로봇을 도시 곳곳에 대거 투입할 계획. 네이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를 찾아 1784에서 로봇들의 눈 역할을 하는 기술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직접 소개했다. 아크아이는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대규모 디지털 트윈 솔루션. 이번 방문이 고심 중인 사우디의 선택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주목할 포인트.  
 

사우디의 관심  

◦ 재해 예방과 데이터 기술 : 네이버에 따르면 이날 방문단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의 과제인 교통, 치안, 위생관리 등 도시문제 및 주택·건물 관리 등을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주 사우디 서부 항구도시 제다는 강풍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도로 침수, 학교 폐쇄, 항공기 운항 지연 등 피해도 컸다. 사우디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재난, 특히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 예방에 관심이 많았다.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1784에서 도시 단위의 디지털트윈 기술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질문하고 있는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Hogail)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 디지털 주권과 리사이클링 : 네이버에 대한 사우디 관심의 또다른 축은 ‘디지털 주권’이다. 이날 방문단은 네이버가 검색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퍼앱’으로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또 1784에 설치된 AI 기반 재활용품 회수 기기 ‘네프론’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프론은 네이버와 협업 중인 순환자원 기술 스타트업 수퍼빈이 만든 기기다. 일회용품을 선별·분리하고 이용자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으로는 

네이버 관계자는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이자 첨단기술이 융합된 테크컨버전스 빌딩 1784는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지난 23일에는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이, 지난 7월에는 빅토리아 눌란드 미국 국무부 차관도 이곳에 다녀갔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이 사우디의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에 네이버의 기술 수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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