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보성군의원이던 김 군수는 전통 한옥 자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탑을 쌓았다. 오봉산은 한때 국내 구들장의 70%를 캐내던 곳이다. 70년대 말까지 전국으로 팔려갔지만, 보일러와 아파트문화에 밀려 채석이 중단됐다. 오봉산은 중생대 백악기 때 수차례 화산 폭발로 생긴 화산재가 켜켜이 쌓인 응회암 지대다.
[2022 지자체장을 만나다] 김철우 전남 보성군수
빛바랜 전통 건축자재…“공든 탑을 쌓자”
그가 쌓은 탑은 23년이 지나 빛을 봤다. 문화재청은 지난 4월 27일 오봉산 채석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광산중 국가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오봉산이 처음이다. 김 군수가 구들장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알린 것도 한몫했다.
석탑과 함께 정치 입문…국가문화재 등록
그는 보성군수가 된 후 중앙부처와 국회를 찾아다니며 예산확보에 공을 들였다. 13년간 군의원을 지내는 동안 “녹차와 꼬막만으론 보성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보성은 이후 4년간 연간 예산이 5500억 원대에서 7700억 원대로 늘었다.
김 군수는 재선 직후 예산 1조 원 돌파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초선 때 시작한 사회간접자본(SOC) 뉴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농어민 공익수당 120만원 지급, 청소년 100원 버스, 보성읍·벌교읍 키즈카페 유치 등도 공약했다.
보성 예산 1조원시대 목표…“바다가 키 포인트”
김 군수는 “서울과 보성을 2시간 30분에 잇는 KTX 이음시대에 대비한 관광자원 내실화가 절실하다”며 “천혜의 청정자연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해 남해안을 대표하는 해양레저와 해양생태 관광의 허브로 가꿀 것”이라고 했다.
올해 말 착공할 율포해양레저 사업은 남해안 해양관광의 킬러 콘텐트다. 500억 원을 들여 45m 깊이의 스킨스쿠버풀, 실내서핑장 등 레저시설을 짓는다. 2024년까지 수중스튜디오와 생존체험장, 인피니티 풀을 갖추고 문을 연다.
현재 사업지 주변에는 해수와 녹차를 이용한 스파시설(율포해수녹차센터)과 오토캠핑장, 비봉마리나 등 해양레저 기반시설이 있다.
‘꼬막 산지’ 벌교갯벌…유네스코 자연유산
벌교갯벌은 항구적인 생태보존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근 순천만과 함께 현 정부 120대 국정과제인 ‘국가해양정원’의 중심지 역할이다. 보성군은 2018년 ‘여자만 국립갯벌습지정원 조성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순천시와 함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자만 국립갯벌습지정원은 여수~순천~고흥~보성 앞바다 생태를 잇는 사업이다. 관련 예산은 약 2185억 원이다.
벌교~장도 생태탐방길…국가해양정원 도전
보성 특산품인 벌교꼬막과 녹차 산업은 고도화 전략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추진될 참꼬막 자원회복 사업이 대표적이다. 보성군 산하 종묘배양장에서 생산한 인공종자를 어촌계나 어업인에게 보급·육성하는 사업이다.
벌교 참꼬막은 90년대 중반까지 1만t 이상이 생산됐으나 2012년 4000t대로 떨어진 후 지난해 64t까지 줄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득량만과 여자만 청정어장 재생사업 등도 어족자원 보존책 중 하나다.
참꼬막, 종자 보급으로 생산량 회복
녹차산업은 해외 프리미엄 차(茶) 시장 공략을 비롯해 다각화 전략을 펴고 있다. 김 군수는 지난달 21일 프랑스 낭트에서 보성녹차 시음회를 열었다. 보성산 녹차와 쌀을 수출하기 위해 현지 업체 2곳과 업무협약도 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3월과 8월 총 1900㎏의 보성녹차를 수입하기도 했다.
보성녹차, 낭트 등 해외시장 공략 ‘고도화’
김 군수는 “출근할 때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전 선조에게 장계를 올린 열선루(列仙樓)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며 “군민 모두가 ‘나 보성에 산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보석 같은 고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