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 차린 이태원 상인 “살려달라는 비명 떠올라 잠 못자”

중앙일보

입력 2022.11.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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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골목길에서 제사상을 차려 희생자들을 추모한 80대 상인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했다. JTBC 캡처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골목길에서 제사상을 차려 희생자들을 추모한 80대 상인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했다.   
 
지난 25일 JTBC에 따르면 이태원 골목에서 30년 넘게 신발 장사를 한 남인석씨는 “희생자들의 49재인 다음 달 16일까지 곁에 남아서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씨는 참사 이후에는 골목에 홀로 남아 경찰의 제재에 사정하며 희생자들에게 제사상을 차려 올리기도 했다. 당시 서너 명의 경찰이 그를 말리기 위해 모여들었지만 이내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남씨는 “도저히 마음을 어떻게 할 바가 없어서 내가 먹는 밥이라도 차려줘야겠다 해서 제사를 지냈다”고 했다. 남씨는 희생자들의 49재가 올 때까지 곁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애들 가지고 여기저기에서 말이 오르고 내리고 하니까 너무 시끄럽고 마음도 아프다”며 “애들을 위해서 추모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헛되게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상인 A씨가 제사상을 차려둔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사진 MBC ‘PD수첩’ 캡처

현재 남씨는 그날 참사를 잊지 못하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참사 당일에 대해 그는 “금요일에도 사람이 많이 왔는데 토요일은 더 많이 오겠구나 했다”며 “(행인이) 신발이 벗겨져서 들어왔다. 물티슈로 닦아주고 안정을 시키고 있는데 또 젊은 애가 가게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눈앞에서 참사를 목격한 그는 “지금도 환상이 떠올라서 잠을 못 자고 힘들다. 살려달라는 소리가, 아우성이 지금까지 떠올라서 어디를 가질 못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남씨는 조서를 쓰고 당시 가게 CCTV 영상도 제공하는 등 수사를 돕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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