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25일 시즌 두 번째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싱거웠다. 현대건설의 세트 스코어 3-0 승리. 2세트에선 듀스 접전이었지만 전반적으로 현대건설이 압도한 경기였다.
V리그 최고의 화력을 보유한 팀이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평소에 비해 득점이 적었지만, 야스민이 공격성공률 70%를 기록했다. 흥국생명도 옐레나와 김연경 쌍포가 36점을 합작했다.
하지만 수비에서 승부가 갈라졌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이다현이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았다. 사이드 블로킹은 다소 낮았지만 페인트 공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강타도 척척 걷어내고, 2단 연결도 기계처럼 해냈다.
특히 리베로 김연견은 11개의 디그를 포함해 몸을 날리지 않는 수비를 펼쳤다. 김연경의 대각선 공격은 많이 허용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공격은 절대로 내주지 않았다. V리그 역대 최고 리베로인 김해란(디그 16개)과 비교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연견은 경기 뒤 "흥국생명과 경기라 많이 준비했다. 옐레나와 김연경 언니가 너무 좋아 대비했다"고 말했다.
김연견은 "많이 어려웠는데 붙여주면 야지(야스민의 애칭)가 잘 해주니까 믿고 올렸다. 포인트를 내줘서 좋았다"고 웃었다. 야스민은 "하이볼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의 김연견이 올려준 볼이 정말 좋았다.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게 때렸다"고 했다.
김연견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비력을 가졌다. 하지만 2019~20시즌 큰 부상을 당했다. 경기 도중 부상으로 좌측 외측 비골(종아리뼈)가 골절돼 시즌아웃됐다. 다음 시즌에 돌아왔지만 예전같지 못했다. 하지만 막바지부터 살아났고, 팀의 정규시즌 1위에 기여했다. 강성형 감독은 "수술을 하면서 부담스러웠고,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핀이 박힌 채 뛰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덕분에 올해 비시즌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했다. 김연견은 "바로 시즌에 들어가 힘든 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국제경기를 치른게 많이 도움이 된다. 좋은 공격수들의 공격을 받다 보니 생각도 많아졌고, 좋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