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0분쯤 이태원 세계음식문화 거리를 걷던 중 인파에 떠밀리다 “사고가 났다”는 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이들은 쓰러진 시민 40여 명에게 CPR을 실시했고, 누군가가 건넨 립스틱으로 환자들의 상태를 표시하면서 열악한 환경에도 시민을 돕기 위해 나섰다.
지난 2일 진행된 SBS 인터뷰에서 이들 자매는 핼러윈 분위기를 느끼고자 이태원을 찾은 날 생지옥을 봤다고 했다.
언니 A씨는 “아수라장이었다. 누워있는 한 사람에게 서너 명이 붙어 있던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동생 B씨는 “사고 당시 한 시민이 ‘CPR 하실 수 있는 분 계세요’라고 물어봤다”며 “‘저희 할 줄 알아요’라고 말한 뒤 3시간, 3시간 반 정도 (CPR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PR을 받은 환자 중엔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B씨는 “(립스틱으로) ‘N’이라고, ‘돌아가신 환자로 판명된다’는 체크를 해놓는 건데 어떤 분은 제가 표시를 했는데도 ‘왜 끝까지 안 살려보고 표시를 하느냐, 살릴 수 있다’ 이러셨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응급조치 도구도 없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CPR을 이어나갔다.
B씨는 “제세동기나 아니면 맥박을 체크할 기회가 현저히 적었던 거로 기억한다”며 “그래도 우리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CPR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A씨는 “스타킹도 다 찢어지고 무릎도 까졌다”며 “왜냐하면 맨바닥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CPR을) 해야 했었다”고 덧붙였다.
자매는 구조에 함께 힘을 보태며 밤을 새운 시민끼리 위로와 고마움을 나눴다며 “다 일면식이 없는 분들이었는데 서로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