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볼보는 지난 4~6일 강원도 속초에서 신형 S60과 V60 크로스컨트리를 취재진에 공개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조했다. 9인치(약 23㎝) 크기 중앙 디스플레이는 미국 테슬라와 유사하게 세로로 들어갔다.
인공지능으로 카페에 음료 주문 문자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지난해 9월부터 SK텔레콤과 협업해 300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운전자가 “아리야”라고 부르면 문자 전송부터 음악 찾기, 주변 정보 탐색까지 가능했다. 지난 5일 강원도 속초에서 고성 인근까지 약 65㎞ 구간에서 “카페에 바닐라라떼라고 문자 보내줘”라고 말하자 미리 저장해 놓은 카페 연락처에 문자가 발송돼 음료 주문이 사전에 가능했다.
티맵으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플로(FLO)를 통해 음악을 검색하고 재생할 수 있는 건, 스마트폰 내에서만 경험했던 SK텔레콤의 기존 애플리케이션 기능보다 한 단계 앞선 것이다. 볼보 관계자는 “인공지능이라 학습을 많이 할수록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트에 열선을 켜는 기능은 아직 “궁따”가 아닌 “궁따를 켜줘”라고 말해야 작동됐다.
300억원으로 SK와 협업한 볼보 인포테인먼트
수입차 업체가 국내 업체와 자동차 부품으로 협업한 건 지난 8월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에서 진행한 ‘올 뉴 레인지로버’ 출시 행사에서도 보여졌다. 13.1인치(약 33㎝) 크기 중앙 화면은 LG디스플레이가 제작한 곡선형 제품이 들어갔다. 랜드로버 측은 “햇빛이 강한 주간에는 평면보다 곡선에 눈부심이 덜하다”고 소개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에도 SK의 티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중국 BYD, LG 윙과 같은 회전형 디스플레이
삼성전자도 자동차 전장과 오디오 전문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개발 역량을 활용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S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를 공급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잠실에 차량용 장비 전문 임시 전시관을 열어 두 번 접히는 W자형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측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 운전 공간 시장이 10년 이내에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곡면과 유연함을 가져야 하는 차량 내부용 디스플레이를 고려하면 국내 업체가 기술력을 갖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차량 내부는 스마트폰과 달리 크기와 형태가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며 “부품 업체를 키우고 인증 인프라를 갖춰야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