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쉬마크는 뭐 하는 곳?
◦ 숫자로 본 포쉬마크: 누적 이용자 수 8000만명, 연간 활성 이용자 수는 4000만명. 지난 11년간 포쉬마크가 쌓은 성과다.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18억 달러(약 2조5800억원), 매출은 3억3000만 달러(약 4732억원)를 기록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활성 이용자 4000만명 중 80%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라고 설명. 또 “매출과 거래액이 3년간 연평균 25%씩 성장하고 있다”며 포쉬마크의 성장성을 강조.
◦ “당근마켓과 달라”: 국내에선 중고거래 앱이라고 하면 당근마켓을 떠올리기 쉽다. 일각에서 포쉬마크를 ‘미국판 당근마켓’이라고 비유하기도. 이에 대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당근마켓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당근마켓이 만물상 같은 호리젠탈(horizontal·수평적인) C2C라면 포쉬마크는 한 단계 진화한 전문적이고 버티컬한 C2C 서비스”라고 말했다. 김 CFO도 “과금 모델이 입증되지 않은 만물상 같은 C2C 서비스와 과금도 잘 되고 패션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 중에서 고민하다 포쉬마크와 접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네이버는 왜 인수하나
◦ 커머스 중에서도 C2C: 네이버는 e커머스 시장에서 개인간 거래, 중고거래가 가장 성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 대표는 “미국 중고 패션 시장은 한국 전체 패션 시장보다 더 크다”며 “규모·성장성을 모두 입증할 수 있다”고 말해. 또 “전 세계 C2C 시장에선 아직 최고의 강자가 없지 않냐. 그럼 네이버에게 기회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미 시장 1위 사업자를 통해 미국에 들어가는 건 좋은 기회”라고 밝혀.
◦ 동남아·유럽·미국으로 확장: 그동안 글로벌 커머스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린 네이버. 이미 국가별 C2C 시장 업체들을 연이어 인수하고 지분투자도 해왔다. 왈라팝(스페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프랑스), 빈티지시티(일본)가 그 결과물. 네이버 자회사 크림을 통해 사솜컴퍼니(태국), 리벨로(싱가포르)에도 투자.
◦ 네이버의 ‘C·C·C’ 전략: 커머스·커뮤니티 기능의 시너지 효과도 네이버가 기대하는 부분. 포쉬마크에는 하루 50만건의 판매 글이 올라오고 10억 건의 좋아요, 공유가 발생하고 있다. 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 셀러도 있다. 이용자들이 오늘 당장 무언가를 사지 않더라도 포쉬마크 안에 머물며 여러 콘텐트를 소비한다는 뜻. 최 대표는 “포쉬마크엔 체류하고 교류하고 발견하며 커머스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커머스 사업 모델은 그간 네이버가 해온 스마트스토어 사업과는 다르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 네이버는 나아가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네이버웹툰·왓패드(웹소설) 등 콘텐트 사업과 포쉬마크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 주가 급락 vs.“합리적인 인수가격”: 최 대표는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생각보다 많이 반겨주시지 않는 건가 싶다”고 했다. 이날 주가가 폭락한 데 대한 반응. 증권가에선 ▶포쉬마크가 올해 적자로 전환했으며 ▶현재 포쉬마크 주가도 지난해 초 상장 대비 반토막이라는 점 ▶네이버가 지난해 5월 왓패드에 이어 적자 기업을 연이어 인수한 점에 대해 우려가 나왔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한다”며 “통상 인수 기업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있어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사업을 추진할 때 방어적으로 하지 않는다. 방어하려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네이버는 거시 환경에 상관없이 좋은 기회에 투자할 수 있고 그걸 감내할 저력이 있다.” 김 CFO도 “신규 투자를 줄여가는 분위기인데 대규모 투자가 적절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반박했다. 포쉬마크는 상장 이후 한때 시가총액이 70억 달러(9조9820억원)까지 올랐는데 12억 달러라는 몸값(약 1조7000억원)에 사들인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