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록스트룀·오웬 가프니 지음
전병옥 옮김
사이언스북스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유럽. 중국 양쯔강 수위는 1865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강은 바닥을 드러냈다. 국내에서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물 폭탄이 서울 강남 일대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쯤 되면 사람들은 궁금하다. 도대체 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우리가 건설한 문명의 힘은 지구의 시스템 자체를 흔들 정도로 세졌다. (중략) 우리가 이제 큰 행성의 작은 세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작은 행성 위에 건설된 큰 세계에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요한 록스트룀
이 책『브레이킹 바운더리스』는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재난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과학 안내서다. 공동 저자이자 스웨덴 출신 환경 과학자인 요한 록스트룀은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의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에 의한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구의 악순환 경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핵심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다. 저자 소개에 명시된 대로 요한 록스트룀은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320ppm인 시절(1965년)에 태어났다. 공동 저자인 과학자이자 기후 활동가 오웬 가프니가 태어날 무렵(1969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324ppm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 이 수치는 416ppm을 기록할 정도로 기후 변화는 지구의 위험 한계선에 대한 가장 강렬한 위협으로 다가왔다.
넷플릭스 다큐 원작…”지구의 한계 무너져”
저자는 인류가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되는 시스템을 9가지로 구분하고 각각의 한계선을 정의했다. 9가지는 ①기후 변화 ②성층권의 오존층 파괴 ③대기 중 에어로졸 농도 ④해양 산성화 ⑤질소·인 같은 영양소의 생물-지구 화학적 순환 ⑥담수 사용량 ⑦토지 사용의 변화 ⑧생물 다양성 ⑨인간이 만들어 낸 신물질(화학 물질)이다. 저자는 이 중 네 가지가 한계선을 이미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기후와 생물 다양성, 토지, 그리고 영양소다.
“앞으로 10년 내 새로운 문명 해법 찾아야”
“우리는 인류가 지나왔던 경로를 과감하게 탈피해 새로운 경로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관심은 과거의 오류가 아니라 미래의 전략이다” -본문에서
이 책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저자는 망가진 지구를 회복하기 위한 자신들의 대안과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에너지, 식량, 불평등, 도시, 인구와 보건, 과학 기술 분야에서 시스템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전환은 사회적 변화와 정치적 변화, 경제적 변화, 기술 혁신이라는 4가지 측면이 동시에 작용해야 실현할 수 있다.
저자는 “앞으로 10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지구 위험 한계선 내에서 새로운 문명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구 회복 계획은 시민들의 단합된 힘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그 힘을 발휘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