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전기자동차가 미국 언론과 유명인 사이에서 잇달아 주목받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전기차는 테슬라 공장에서 나오고 있지 않으며, 시장의 모든 시선이 아이오닉5와 EV6에 쏠려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안해요, 일론 머스크. 현대차·기아가 조용히 미국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차·기아가 올해 초 미국 시장에 선보인 아이오닉5와 EV6가 순식간에 포드·닛산·쉐보레 등의 주요 전기차 모델을 제치고 지난달까지 총 2만1467대의 판매기록을 올렸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포드의 순수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판매량(1만5718대)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테슬라 이어 美 전기차 2위
다만 블룸버그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성장세와 경쟁력에 주목했다. 리서치기관 에드먼즈의 애널리스트 조셉 윤 부사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현재 테슬라가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 있지만, 테슬라가 현대차·기아가 몇 달 만에 기록한 판매고 수준까지 가는 데는 10년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현대차가 매우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고 썼다. 테슬라 투자자 소이어 메리트가 올린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사진에 남긴 댓글을 통해서다.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는 테슬라(75.8%)였고, 현대차그룹은 9.0%로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1% 증가했다. 이어 독일 폭스바겐(4.6%), 미국 포드(4.5%) 순이다.
블룸버그는 아이오닉5·EV6의 경쟁력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꼽았다. 조셉 윤 부사장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 30여 종 중 4만5000달러 미만으로 살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다”며 “4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오닉5·EV6는 적절한 가격과 우수한 성능으로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차량이 말 그대로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주변 딜러들이 재고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EV6의 출고 대기기간은 6개월 정도다.
“미국서 EV6 사려면 6개월 기다려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 조지아주에 55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상반기 연간 30만 대 규모의 차량을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또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 등에도 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2025년까지 총 105억 달러(약 13조3700억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에 꾸준히 투자해 미국 전기차 부문에서 선두 주자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