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개발·생산기간 줄여 수요 신속 대응, 세계 1위 CMO 도약

중앙일보

입력 2022.06.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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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4공장 부분 가동, 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현재 4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이 회사의 3공장 전경.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의 잰걸음을 내딛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3~1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2011년 창사 이래 10년 연속 단독 부스를 꾸려 참가했으며(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제외), 올해는 자체 최대 규모의 부스(140㎡, 42평)를 차려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컨벤션 메인 자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의 이번 주제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 ‘3대 축’의 확장을 통해 한계 없는 성장을 구현해 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표현했다. 부스 내부 벽면에는 방문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반응하는 조명을 설치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단계별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키오스크, 가상현실(VR) 공장 투어 기기를 통해 인천 송도의 생산 설비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또 부스 내 설치한 ‘지속 가능성 벽’은 높은 성장세 속에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활동과 계획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해 많은 방문자의 관심을 받았다.
 
이 회사는 샌디에이고 공항에서 전시장까지 이어지는 메인 도로인 ‘하버 드라이브’의 가로등에 130개가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너도 설치했는데, 이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업계와 미국 내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행사에서 개막 후 이틀간 부스 방문객만 3000명이 넘을 정도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업계 관계자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행사 기간에 전 세계 고객사, 잠재 고객사와의 미팅을 진행하며 회사를 소개하고 경쟁력을 피력하는 데 주력했다. 샌디에이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존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경쟁력으로 ‘스피드’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2배 빠른 공장 건설 스피드 ▶창사 7년 만에 확보한 세계 최대 생산 능력 ▶업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한 생산 소요 기간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신속한 서비스 등을 꼽았다.
 

4공장 가동 땐 세계 생산량 30% 담당

이날 존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업계 후발주자이지만 선제적이면서 과감한 투자로 단시간에 글로벌 1위 CMO(위탁생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업계 최초로 적용한 병렬 공법을 통해 사업 진출 7년 만에 공장 세 곳을 건설한 데 이어, 현재 세계 최대 생산 규모인 4공장 부분 가동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올해 부분 가동을 앞둔 4공장(25만6000리터)을 포함해 총 62만 리터로, 이는 전 세계 CMO 생산량의 30%에 달한다. 혁신 기술 덕분에 공장 규모는 매번 세계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커졌지만, 건설 기간은 업계 최단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건설 기간을 단축해 비용을 크게 줄이고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한편,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MO, CDO(위탁개발)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언급했다. 설명에 따르면 CMO 부문의 경우 ▶업계 절반 수준의 기술이전 기간 ▶첨단 세포배양기술을 통한 생산 기간 단축(30%↓) ▶최단 기간 GMP 인증 성공 기록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CDO 부문에선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 신청(IND)까지 9개월 이내에 진행하는 위탁개발 가속 플랫폼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 ▶업계 평균 대비 2배가량 높은 증식력과 생존력을 자랑하는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 등이 핵심 경쟁력이다. 존림 대표는 “무엇보다 고객 만족도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고객의 요청에 신속·민첩하게 대응해 온 것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 같은 노력은 증액 계약으로 이어졌다. 여러 주요 글로벌 제약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체결한 CMO 계약에 대해 물량 확대 계약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로슈·길리어드 등 빅 파마(거대 제약사)를 중심으로 총 8건의 증액 공시가 있었다. CDO 역시 전체 신규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기존 고객사와의 계약이다. 존림 대표는 “앞으로도 고객사와의 강한 신뢰를 기반으로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나아가 인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넘버원 CDMO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기업 운영 철학을 고수하는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 취임 후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끌어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최대 분기 실적을 2분기 연속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한 2021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당 분기 매출액은 4507억원, 영업이익은 1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61억원(+64%), 1109억원(+19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던 지난해 2분기 대비로도 매출액은 385억원(+9%), 영업이익은 6억원(+0.6%) 늘어난 규모다. 이러한 어닝서프라이즈를 끌어낸 주된 요소로는 그의 혁신적이고 과감한 수주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그는 생산 설비의 효율화를 단행하는 한편,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전사적 수주 역량을 강화했다. 그는 ▶세계 최대 생산 능력 ▶혁신적인 생산 속도 ▶높은 퀄리티와 안정적 품질 등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경쟁력을 앞세워 3분기 로슈·MSD 등 글로벌 빅 파마와 잇따라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위탁생산 누적 수주 금액은 75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중국·유럽에 글로벌 거점 마련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꾸린 부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지난 1월엔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주요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배정되는 ‘메인 트랙’에 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주요 성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처음으로 메인 트랙 배정을 받은 이래 올해까지 한국 기업 최초로 6년 연속 메인 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며 글로벌 위상을 이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발표에서 생산능력,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3대 성장축을 확장해 글로벌 CMO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4공장은 오는 10월 부분 가동을,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순조롭게 건설 중이며, 이미 글로벌 빅 파마 3곳과 선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 공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멀티모달(Multi Modal) 형식의 5공장 연내 착공과 바이오 제2캠퍼스를 위한 부지 확보 계획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항체의약품 중심의 현 사업 포트폴리오를 mRNA, pDNA, 바이럴벡터 등을 기반으로 한 유전자·세포치료제와 차세대 백신 CMO로 본격화한다. 미국 보스턴, 중국, 유럽 등 글로벌 핵심 지역에 거점을 마련해 고객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엔 미국 바이오젠사(社)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 전체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캐파(CAPA)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에피스의 검증된 바이오시밀러 제품 독자 개발 역량 ▶이에 더한 신약 사업 진출 가능성까지 확보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글로벌 제약사로의 동력을 확보했다. 또 에피스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민첩성이 제고돼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독자적으로 빠르고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 지분 매입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자본과 투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