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폭행도 용납 못해" FC서울팬 내리꽂은 수원삼성팬 최후

중앙일보

입력 2022.06.21 13:00

수정 2022.06.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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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과 수원의 수퍼매치날 벌어진 폭행사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프로축구 ‘수퍼매치’날, FC서울 팬을 폭행한 수원 삼성 팬에 ‘2년 홈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수원 삼성 구단은 21일 사과문을 통해 “수퍼매치 때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과 K리그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구단은 이번 사건 가해자에 대해 향후 2년간 홈경기 출입을 정지 시킬 방침이다. 해당 소모임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하는 한편, 올 시즌까지 홈 경기시 단체복 착용 및 배너 설치를 금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원 구단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어떠한 폭행도 용납, 옹호 되어서는 안된다. 구단은 이번을 계기로 보다 성숙하고 건전한 응원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향후 폭행 사건 근절을 바라는 모든 수원팬들을 대상으로 구단이 주최하는 ‘클린 서포터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올린 사과문. [사진 수원 삼성]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최고 라이벌 서울-수원의 ‘수퍼매치’(서울 1-0승)를 앞두고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경기장 밖에서 수원 팬이 서울 팬을 폭행한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수원 팬 B군이 서울 팬 A군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 주변을 일부 수원 팬들이 둘러싸고 응원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서울 팬 A군이 강제로 서울 유니폼을 벗는 듯한 모습도 찍혔다. 양 구단에 따르면 피해자인 서울팬 A군은 중학생, 가해자인 수원 팬 B군은 고등학생이다.


 
한 팬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N석 게이트 앞에서 수원 소모임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서울 팬이 E석 쪽으로 걸어오자 수원 서포터 한 명이 삿대질하며 노래 부르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소모임에서 단체로 피해자를 포위했고 한 고등학생이 피해자를 잡아 들더니 땅바닥에 내리 꽂았다’고 주장했다.
 

19일 서울과 수원의 수퍼매치날 벌어진 폭행사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애초 서울 팬 A군의 아버지가 가해자의 사과 전화를 받고 넘어가려 했지만 다음달 해당 영상을 본 뒤 심각성을 인지하고 112 신고를 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 관계자는 “A군은 폭행으로 팔 통증과 함께 휴대전화 케이스가 부서지는 등의 피해를 당했으며, 가해자 주변의 수원팬 20∼30명으로부터 FC서울 유니폼을 벗으라는 외침을 계속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격자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특정해 관련 혐의로 처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팬을 폭행한 수원 팬 B군과 어머니가 올린 자필 사과문. [사진 프렌테 트리콜로 인스타그램]

논란이 커지자 수원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는 21일 소셜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리며 “해당 인원은 반다원으로 활동 중이었으며 사실 확인 즉시 반다 활동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가해자 수원 팬 B군과 어머니가 자필로 쓴 사과문도 공개했다. B군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피해자분과 부모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폭행이나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경기장 밖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와중에 같이 점핑을 하자고 들어 올리다가 그분을 놓쳐 넘어지게 되었다. 바로 그분께 사과드렸고, 당일 피해자분 아버님과 영상 통화로 일이 생기게 된 과정을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사죄 드렸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썼다. 하지만 ‘점핑’, ‘들어 올리다가 놓쳤다’는 표현을 써서 ‘반쪽 사과문’이라며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FC서울의 오스마르는 트위터 댓글을 통해 서울팬을 폭행한 수원팬에 일침을 가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FC서울의 오스마르(스페인)는 KORFootballNews 트위터에 ‘수치스럽다. 축구를 존중하고 즐기는 방법을 모르는 것인가. 집에나 있어라. 당신은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댓글을 남겨 일침을 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구단에 귀책사유가 있는지, 사건 장소가 관리 책임이 있는 장소인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양 구단에 경위서를 제출를 받은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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