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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올리다 놓친 것" FC서울팬 내리꽂은 수원삼성팬 사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서울과 수원의 수퍼매치날 벌어진 폭행사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19일 서울과 수원의 수퍼매치날 벌어진 폭행사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프로축구 ‘수퍼매치’날 FC서울 팬을 폭행한 수원 삼성 팬이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6라운드 서울-수원의 경기(서울 1-0승)를 앞두고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경기장 밖에서 수원 팬이 서울 팬을 폭행한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수원 팬 B군이 서울 팬 A군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 주변을 일부 수원 팬들이 둘러싸고 응원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서울 팬 A군이 강제로 서울 유니폼을 벗는 듯한 모습도 찍혔다. 양 구단에 따르면 피해자인 서울팬 A군은 중학생, 가해자인 수원 팬 B군은 고등학생이다.

19일 서울과 수원의 수퍼매치날 벌어진 폭행사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19일 서울과 수원의 수퍼매치날 벌어진 폭행사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한 팬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N석 게이트 앞에서 수원 소모임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서울 팬이 E석 쪽으로 걸어오자 수원 서포터 한 명이 삿대질하며 노래 부르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소모임에서 단체로 피해자를 포위했고 한 고등학생이 피해자를 잡아 들더니 땅바닥에 내리 꽂았다’고 주장했다.

애초 서울 팬 A군의 아버지가 가해자의 사과 전화를 받고 넘어가려 했지만, 다음달 해당 영상을 본 뒤 심각성을 인지하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20일 오후 서울 팬 A군의 부모로부터 112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폭행으로 팔 통증과 함께 휴대전화 케이스가 부서지는 등의 피해를 당했으며, 가해자 주변의 수원팬 20∼30명으로부터 FC서울 유니폼을 벗으라는 외침을 계속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격자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특정해 관련 혐의로 처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팬을 폭행한 수원 팬 B군과 어머니가 올린 자필 사과문. [사진 프렌테 트리콜로 인스타그램]

서울팬을 폭행한 수원 팬 B군과 어머니가 올린 자필 사과문. [사진 프렌테 트리콜로 인스타그램]

논란이 커지자 수원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는 21일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21일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음에도 사실 확인을 하느라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죄송하다. 경기장 외부에서 발생한 FC서울 서포터와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 및 양 구단 관계자와 서포터 분들에게 사과드린다. 또 이 상황을 멀리서 전해 들어 더욱 안타까우셨을 당사자 가족에게도 사과드린다. 해당 인원은 반다원으로 활동 중이었으며 사실 확인 즉시 반다 활동에서 배제했다. 단체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가해자 수원 팬 B군과 어머니가 자필로 쓴 사과문도 공개했다. B군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피해자분과 부모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폭행이나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경기장 밖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와중에 같이 점핑을 하자고 들어 올리다가 그분을 놓쳐 넘어지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B군은 “바로 그분께 사과드렸고, 당일 피해자분 아버님과 영상 통화로 일이 생기게 된 과정을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사죄 드렸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다시 한번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사죄 드린다”고 덧붙였다.

B군의 어머니도 “피해 학생과 부모님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릴 예정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잘 가르치겠다. 죄송하다”고 썼다.

수원 삼성 팬 프렌테 트리콜로. [사진 프렌테 트리콜로 인스타그램]

수원 삼성 팬 프렌테 트리콜로. [사진 프렌테 트리콜로 인스타그램]

FC서울의 오스마르는 KORFootballNews 트위터에 ‘수치스럽다. 축구를 존중하고 즐기는 방법을 모르는 것인가. 집에나 있어라. 당신은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댓글을 남겨 일침을 가했다.

FC서울의 오스마르는 트위터 댓글을 통해 서울팬을 폭행한 수원팬에 일침을 가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FC서울의 오스마르는 트위터 댓글을 통해 서울팬을 폭행한 수원팬에 일침을 가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앞서 서울 서포터스인 수호신은 20일 소셜미디어에 “어제 서울 팬 폭행에 관한 내용을 구단에 전달했고, 수원 구단에 정식 확인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관계자는 “피해자 위로가 우선이라 연락처를 구해 통화했고 만나 뵙기로 했다. 우리 팬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구단과 선수단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수원 관계자는 “전적으로 수원 팬이 잘못한 게 맞다. 구단은 처음에는 수원 팬의 사과가 받아 들여진 것으로 파악했었는데, 서울 팬이 고소장을 접수했다. 구단에서 가족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서포터 자체적으로 사과문 게재와 재발 방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관련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 구단에 귀책사유가 있는지, 사건 장소가 관리 책임이 있는 장소인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양 구단에 구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에 대해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할 예정이다. 이후 구체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수원 극성팬의 일탈이다. 폭행 영상도 수원의 한 팬이 장외 서포팅을 찍다가 우연히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수원 팬들은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 인스타그램에 ‘수원팬으로서 정말 죄송하고 부끄럽다’, ‘수원 팬이지만 저들의 빅버드 출입을 금지 시켜주세요. 서울팬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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