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시진핑 주석의 69번째 생일이어서 푸틴 대통령의 ‘축하’가 생일 축하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시 주석보다 8개월 생일이 빠른 푸틴 대통령(1952년 10월생)은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첫해인 2013년과 두 번째 주석 임기를 시작한 2018년 생일에도 전화로 ‘생일 외교’를 펼친 선례가 있다. 지난 2019년 홍콩 시민 200만 명이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를 펼치던 2019년 6월에는 타지키스탄 듀산베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亞信會議·CICA) 중 두 정상이 생일 축하 건배를 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시 주석이 술잔을 푸틴 대통령보다 낮춰 건배하는 장면이 주목받았다.
2013·18년 이어 세 번째 생일 통화
러 “習, 러 군사행동 합법성 지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정상의 통화가 프랑스·이탈리아·독일 정상이 이번 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유럽연합(EU) 가입을 논의하기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 크렘린 궁 발표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주중 러시아 대사관은 16일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황과 ‘특별군사행동’에 따른 임무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설명했다”며 “시 주석은 러시아가 외부 세력이 야기한 안보상의 도전에 직면해 국가의 근본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한 행동의 합법성을 지적했다”고 중국 측 발표에 보이지 않은 시 주석의 ‘합법성’ 발언을 특별히 강조했다.
중국의 관변 매체도 비슷한 취지의 해석을 내놨다. 관영 신화사 산하의 SNS ‘뉴탄친(牛彈琴)’은 16일 시진핑-푸틴 통화의 키워드로 “실용[務實], 축하, 독립자주” 여덟 글자를 꼽았다.
뉴탄친은 인민일보가 보도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양자 실용협력[務實合作]을 안정적이고 길게 이어가기를 바란다”는 문장을 강조했다. 중·러 경제 협력은 계속 강화 추세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헤이룽장의 헤이허(黑河)와 극동 러시아의 블라고베셴스크를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됐다. 하루 최대 트레일러 630여 대와 버스 164대 이상의 물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친중 성향의 대만 ‘왕보(旺報)’가 1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