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야놀자는 지난해 말 여행·숙박·체험 등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2940억원에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했다. 여기서 ‘계륵’이나 다름없던 음악사업부를 떼내 500억원에 매각한 것.
이번 딜을 통해 비욘드뮤직은 다비치 ‘8282’, 티아라 ‘롤리폴리’, 임창정 ‘내가 저지른 사랑’, 라붐 ‘상상더하기’ 등 투자 가치가 검증된 음원 878곡의 저작인접권(음반 제작자·실연자 등이 갖는 권리로 타인에게 양도 가능하며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이하 저작권)을 확보했다. 인력 흡수 없이 저작권만 가져오는 형태다.
비욘드뮤직은 어떤 회사?
자산 가치가 다른 수천~수만 곡을 한데 묶은 펀드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처럼 봄에 저작권료가 급격히 뛰는 음원과 사시사철 꾸준한 수익을 내는 구보(과거 음원)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윤하의 ‘비밀번호 486’ 등을 묶어 자산으로서의 안정성을 높이는 식이다. 수익률은 개별 곡의 리메이크를 기획하거나, 저작권 무단 사용을 적발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올린다.
비욘드뮤직은 지난해 5월 90년대생 연쇄창업가 이장원(29) 대표와 박근태(50) 작곡가가 영국 음악펀드 ‘힙노시스 송스 펀드’를 벤치마킹해 공동 설립했다.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힙노시스 펀드는 시총 2조원대를 기록 중. 비욘드뮤직도 최근 음원 IP 시장이 달아오르며 벤처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 1년 만에 프랙시스캐피탈 등으로부터 누적 265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지난해부터 KNC뮤직(466억원), FNC인베스트먼트(470억원) 등 음원 IP 보유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인터파크 음악사업부 인수도 그 연장선상이다.
음원 IP, 왜 중요해
최근 블랙스톤, KKR, 퍼싱스퀘어캐피털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는 각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음원을 ‘폭풍 매입’ 중이다. 해외 주요 음악펀드의 출자자도 영국 철도연금 등 안정성이 중요한 연기금이 많다. 특히, 음원 스트리밍 시장과 유튜브·넷플릭스 등 동영상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음악 시장은 2014년부터 연평균 7.2%씩 성장하고 있다.
뮤직카우랑 달라?
이장원 대표는 “뮤직카우는 팬덤을 타깃팅한 팬덤 굿즈나 거래소 형태로 사업을 키웠고, 비욘드뮤직은 (건물 매입처럼) 레버리지를 적용할 수 있고 구조화 금융을 구축하는 등 수익 안정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풀어낸 것”이라며 “사업 방식은 달라도 저작권 금융화 시장 자체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