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자신이 목도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전한 CNN 기고에서다.
바이든 여사 CNN 기고
목도한 전쟁 참상 전해
'어머니의 날'에 우크라이나를 찾은 바이든 여사는 우선 우크라이나 어머니들과 만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슬픔이 연무처럼 내려와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얼굴을 뒤덮었다"며 "슬픔을 억누를 수 없는 듯 어머니들의 눈가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자녀들의 손을 꼭 잡거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우즈호로드는 물론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에서도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났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외로 도피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은 약 598만 명에 이른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실향민까지 합치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최소 1200만 명에 달한다.
또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에서 만난 어머니들은 내게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동안 밤마다 폭탄이 떨어져 공포에 떨었다고 했고, 한 11세 소년은 손에 가족의 전화번호를 적은 채 혼자 우크라이나를 도망쳐 나왔다고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2월의 추운 날에 많은 사람들이 신발과 소지품도 거의 없이 언젠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는 한 가지 소망을 품고 두려움에 떨며 도망쳤다"고 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공식 집계인 3381명보다 수천 명이나 더 많다고 유엔 인권 감시단은 10일 전했다.
이어 "젤렌스카 여사에 따르면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강간당했고, 많은 아이들이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거나 집이 불타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도 남편 젤렌스키 대통령, 두 자녀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남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항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이든 여사는 작가 칼릴 지브란의 글을 인용해 "슬픔이 당신에게 깊이 새겨질수록 당신은 더 많은 기쁨을 담을 수 있다"고 한 뒤 "내가 만난 어머니들을 위해 이것이 사실이길 소망하지만, 이는 전쟁이 끝날 때에만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푸틴)을 호명한 뒤 "전쟁을 끝내달라"고 촉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