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야외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코로나19 시기 이전의 일상을 점차 되찾고 있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2년여 만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몸은 어떨까. 그간 컨디션이 떨어지고 살이 찌는 등 2년간 ‘건강관리 공백기’를 보낸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여러 통계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찾아온 부정적인 건강 요소가 지표로 드러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들 요소를 하나씩 개선해 예전의 건강 상태로 ‘리셋’해 보는 건 어떨까.
배달음식→비만→당뇨병 악순환
실제로 이 기간 ‘성인의 비만율’은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31.3%에서 2021년 32.2%로 증가했다. 과체중·비만 어린이의 체질량지수도 늘었다. 박경희 교수팀이 과체중·비만 어린이 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유행 전후 BMI(㎏/㎡)가 27.3에서 28.4로 증가했다. 박 교수는 “이 연구에서 코로나19 시기의 패스트푸드 섭취와 좌식 시간 증가가 소아·청소년의 비만도를 높인 주범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뇨병·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불러온다.
질병관리청의 조사 결과 30세 이상의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2019년 8%에서 2020년 8.3%, 2021년 8.8%로 꾸준히 상승했다.
‘정신 건강’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의 조사 결과 ‘우울감 경험률’은 2019년 5.5%에서 2020년 5.7%, 2021년 6.7%로 계속 증가했고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9년 25.2%에서 2020년 26.2%로 증가해 2021년에도 그 수준이 유지됐다. 대면 접촉 제한으로 인한 고립감, 신종 감염병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과거 사스·메르스에 걸렸다 완치된 환자 상당수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앓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생선은 근육 늘리고 우울감 없애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신체 활동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면 심장·근육·관절 등에 부담을 주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운동 시간·강도를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박 교수는 “SNS의 흥미로운 영상물 중 5분·10분·20분짜리 영상을 골라놓고 5분짜리 영상이 끝날 때까지 실내 자전거를 타고, 익숙해지면 10분·20분짜리 영상으로 바꾸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운동 시간을 자연스레 점차 늘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식사 시 메뉴를 고를 땐 지방·당분·나트륨이 적은 것으로, 단백질과 탄수화물·비타민·미네랄은 골고루 든 것으로 선택한다. 우리나라 성인(19~64세)의 하루 영양 권장 섭취량은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다. 하지만 신체 활동량이 적은 경우 이보다 적게 먹어야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형미 연세대 임상영양대학원 객원교수는 “한 끼에 남성은 500~600㎉, 여성은 400~500㎉로 칼로리를 맞춘 상태에서 밥은 140~210g(200~300㎉)으로, 생선·두부·계란·고기 등 어육류 식품은 1~2찬, 채소류는 140g가량을 챙겨 먹으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매끼 칼로리를 따져 음식을 제한하는 게 쉽지 않다면 하루 100㎉씩 덜 먹는 식습관도 고려해 보자. 김 객원교수는 “하루 식사량에서
100㎉씩 덜 먹으면 1년 뒤 몸무게를 자연스레 4㎏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믹스 2봉, 밥 두세 숟갈, 식빵 1개, 콜라 1캔, 잡채 작은 접시가 100㎉에 상당하다.
아침 식사를 걸렀다가 먹게 됐다면 단백질을 챙겨보자. 박 교수는 “토스트빵·잼·오렌지주스엔 단백질이 거의 없으므로 주스 대신 저지방 우유를, 빵 대신 구운 계란을 먹는 식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면서 근육량을 늘려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