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CNN·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키이우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37㎞ 떨어진 도시 부차의 교회 앞마당에는 실종 가족을 찾는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에서 14m 길이의 민간인 집단 매장지가 발견되면서다. 일주일 전 사라진 형제 드미트리의 시신을 찾기 위해 방문한 시민 블라디미르는 “드미트리가 여기에 묻힌 것 같다. 그가 살아있는 줄 알고 오랜 시간을 찾아다녔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교회 매장지에서 발견된 시신이 118구에 달한다”며 “거리·공원·광장 등에 있는 시신을 수습해 정확한 수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날 “키이우 외곽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 410구가 옮겨졌으며, 법의학 전문가들이 140구를 검시했다”며 “부차의 민간인 매장지는 러시아의 전쟁 범죄 의혹 사건 2500건 중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학살 현장 조사를 요청하며 “이러한 전쟁 범죄의 모든 증거를 수집해 관련자들을 기소하는 데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이것은 집단 학살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와 국민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지시와 명령을 내린 모든 사람이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민간인 집단학살은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들의 소행이라며 오는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청했다. 드미트리 폴리얀스키 주유엔 부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부차에서의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들의 극악무도한 도발에 대해 4월 4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러시아는 부차의 우크라이나군 및 급진주의자들의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평화협상에 혼란을 주고 폭력을 고조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