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수장 카디로프, 159만명 텔레그램에 러시아 선전
카디로프는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한 달 넘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텔레그램 채널(구독자 159만명)에 우크라이나에 보낸 체첸 부대의 성과를 찬양하고, 러시아의 침공을 옹호하는 글을 100여개 이상 올리고 있다. 카디로프는 지난달 13일에는 "수도 키이우 인근에 체첸 부대와 함께 있다"는 영상을 올리고, 지난달 29일에는 가장 치열한 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마리우폴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대부분 실내에서 촬영한 영상이라서 카디로프가 실제로 최전선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도 푸틴 대통령은 카디로프가 이번 전쟁에서 공을 세웠다면서 육군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시켰다. 영국 가디언은 "카디로프가 이끄는 체첸 부대가 선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카디로프와 그의 부대가 극악무도하다고 알려져 공포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했다.
납치·고문·살인 악명 높은데...우크라에선 힘 못 써
하지만 전장에선 예상했던 모습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NN은 "카디로프와 그의 병사들이 무시무시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암살을 위해 온 체첸 특수 부대는 무력화됐다. 수도 키이우 서쪽 부차에서 파괴된 대규모 차량도 체첸 부대 소속으로 드러났다. 또 전쟁 초기 호스토멜 공항에 착륙하려던 체첸 병사들은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수백명이 사망했다.
체첸 민병대가 알려진 것과 다르게 전투에 뛰어난 부대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 르피가로는 "체첸의 민병대는 주로 전투보다는 헌병 임무를 했다. 2017년 시리아 전쟁 때도 헌병대대로 파병됐다"고 전했다. 카디로프는 이번 전쟁에 1만명을 파병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또한 불분명하다. 조지아 국제전략연구재단의 알렉산드르 크바카제 연구원은 "실제로 배치된 인원은 4500명에 불과하다. 체첸 내부 정치 상황을 단속해야 하므로 인원을 많이 보내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