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한 엘리트 무인기(드론) 부대가 매일 밤 러시아 탱크를 파괴하며 탁월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민간 동호회에서 육군 참모부로
아에로로즈비드카는 원래 정보통신(IT) 분야 대학 교수,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학생 등이 모여 취미로 모형 비행기나 전자기기를 만드는 민간 단체였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뒤 동부 돈바스에서 정부군과 친러 반군간 내전이 지속되자, 정부군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크림반도에서 친러 반군에 대한 드론 공격 시도가 성공하면서, 우크라이나 육군 참모부에 통합됐다.
주요 활동 시간은 한밤중이다. 잠망경 원리로 외부 상황을 파악하는 탱크는 밤이 되면 시야가 차단돼 운행을 멈추고 적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정차한다. 아에로로즈비드카 소속 50명의 전문 드론 조종사는 이때를 노려 움직이지 않는 러시아 군용 차량을 찾아내 공격한다. 대형 옥토콥터형 드론이 대전차 수류탄을 싣고 날아가 목표물에 정확히 투하해 폭파시키는 방식이다.
공격·수색드론·지도 소프트웨어, 모두 자체 개발
PD-1모델은 8시간 동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는 정찰기다. 열화상 카메라와 광학 및 적외선 센서 등으로 러시아 병사와 무기의 위치를 찾아 고화질 동영상과 포토맵 등을 관제센터로 전송한다.
아에로로즈비드카는 목표물의 정확한 좌표값을 찾기 위해 정찰기 PD-1이 수집한 정보 외에, 인근 지역 주민의 인터뷰, 위성 정보 등도 활용한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전기와 통신망이 끊기자,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지원한 ‘스타링크’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위치 정보는 맞춤형 지도 소프트웨어인 ‘델타’에 입력해 좌표값은 물론, 선제 타격이 필요한 공격의 우선순위까지 뽑아낸다. 델타 시스템 역시 아에로로즈비드카가 자체 개발했다. 델타의 데이터로 R-18이 밤하늘을 날아가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또 우크라이나군 정보부대와도 공유해 포병의 사격 지점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러시아의 공포 대상, 해킹 시도도
아에로로즈비드카는 “현재까지 4대의 드론이 분실됐지만, 여전히 많은 드론을 구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시스템으로 우리 드론을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해 공작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