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확진자 급증세는 최근 잇따른 방역 완화 조치와 함께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 점유율이 오른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당수 전문가는 코로나19 유행이 향후 1~2주간 최정점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내일부터 2주 정도 유행의 최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9일과 11일, 15일, 16일에 발표되는 확진자 수가 가장 높은 수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통상 전체 인구의 20%에서 많게는 40%까지 감염된 뒤 확산세가 꺾인다는 전제에서 나온 전망이다. 하루 30만 명 이상 2주간 감염자가 나온다면 누적 감염자는 1000만 명에 육박하게 된다.
다만 상당수 전문가는 최정점을 지난다고 해도 확진자 수 감소가 다른 나라들처럼 빠른 속도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대규모 감염을 거치지 않아 자연면역이 적은 데다 백신 접종률은 높아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 감소가 서서히 일어날 것이란 의미다.
확진 규모가 커지며 중환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087명으로 전날보다 80명이 늘었다. 중환자 병상에 입원한 이들은 기저질환이 악화한 코로나19 환자까지 포함해 1625명(가동률 59%)이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확진자가 급증한 뒤 1~2주 시차를 두고 늘어난다. ‘병상 대란’ 가능성에 정부는 중환자 2000명까지는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병상 운영을 효율화하면 500명의 여력이 더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정재훈 교수는 “발표되는 중환자 수보다 병상 점유 환자 수가 더 많은 상황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감당 가능한 코로나19 중환자는 1800명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유행의 마지막 위기는 중증 환자 수가 최대치에 이를 3월 말에서 4월 초 정도로 예상된다”며 “이때 병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