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경남FC 3년 차 사령탑 설기현 감독의 얘기다. 경남은 7일 안양에서 열린 2022시즌 K리그2(2부리그) 3라운드 FC안양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안양은 올 시즌 우승 후보 0순위다. 경남(승점 6)은 2연승 달리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지난 2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 3-2 승리를 거두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경남은 지난 시즌 40골을 넣는 데 그쳤다. 9위 서울 이랜드FC(40골)와 비슷한 수준의 공격력이었다. 경남은 6위였다.
설 감독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시즌까지 백성동, 황일수 등 빠르고 볼 차는 선수 중심으로 '빌드업 축구'를 펼쳤다. 일명 '설 사커'. 올 시즌을 앞두고 '설 사커'를 대표하던 주축 선수를 떠나보냈다. 대신, 체력 좋고 활동량 많은 선수를 대거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동계 훈련 기간 강도 높은 하루 두 차례 훈련으로 새 시즌을 대비했다. '축구 철학을 포기하는 유연한 자세는 의외였다'고 하자, 설 감독은 "더 이상 초보 감독이 아니다. 안 되는 것은 인정하고, 빠르게 포기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고 역할이다. '설 사커'의 본질은 이기는 축구다. 승리할 수 있다면, 설기현식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라운드 서울 이랜드FC전에서 경남 벤치 쪽으로 향하던 이랜드 채광훈을 막아서서 주심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팬인 이 사건을 일명 '보디체크 사건'으로 불렀다. 설 감독은 "경기에 집중하다 발생한 일"이라면서 "다시 돌아온 만큼 더욱 집중해 3연승에 도전하겠다. 올 시즌 1부 승격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