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투자 매니지먼트 회사(MITIMC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MIT가 보유한 쿠팡 주식(지난해 말 기준)은 1619만8116주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4억1159만 달러(약 4958억원)다. 이는 MIT가 보유한 주식의 64% 수준이다. 2위인 클라우드컴퓨팅 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23%), 3위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6%)를 크게 앞선다.
미국 워싱턴대의 투자 매니지먼트 회사(WUIMC)도 쿠팡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워싱턴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쿠팡 주식은 543만2808주로, 1억3804만 달러(약 1663억원) 수준이다. 워싱턴대도 전체 주식의 절반 가까이 쿠팡(44%)에 투자했다.
MIT와 워싱턴대의 기부금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74억 달러(약 33조원), 153억 달러(약 18조원) 규모다. 금융투자컨설팅사인 NEPC가 분석한 미국 주요 대학(58곳) 기부금 투자실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워싱턴대의 투자수익률은 65.1%로 1위다. MIT도 55.5%의 수익을 올려 5위를 차지해 스탠퍼드대(40.1%), 하버드대(33.6%)를 앞질렀다.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한 지난해 3월 50달러(약 6만원)까지 주가(종가 기준)가 올랐다. 이후 하락세를 걷다가 지난 1월 말 18.10달러(약 2만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25.41달러(약 3만원)로 올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학은 대개 안정적인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데 쿠팡같은 상장사에 거액을 베팅했다는 것은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치 평가 엇갈려
반면 미국 투자전문 매체인 시킹알파는 지난달 쿠팡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한국 e커머스 시장이 포화이고 쿠팡이츠‧로켓프레시 등 사업 다각화로 되레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또 사업의 해외 확장도 어렵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이들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