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악수했던 러시아 철강왕, 7000억대 요트 압류 당해

중앙일보

입력 2022.03.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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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크레믈린 궁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러시아 재벌 우스마노프. 스푸트니크=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인 러시아 '철강왕'이 세계 최대 규모의 호화 요트를 압류당했다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간) 독일 정부는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요트 '딜바르' 호를 함부르크의 한 조선소에서 압류했다.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우스마노프는 최근 유럽연합(EU)의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앞서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푸틴 대통령와 러시아 기업·개인에 대한 재산 압류 방침을 밝혔다. 
 
우스마노프는 2016년 이 요트를 독일 조선업체로부터 6억 달러(약 7000억원)에 구입했다. 전장 156m, 폭 24m, 총톤수(GT) 1만5917t에 이른다. 포브스는 이 배가 동력이 달린 요트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지난해 10월부터 함부르크 조선소에서 정비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 요트는 헬리콥터 착륙장 2개, 사우나, 미용실, 체육관을 갖추고 있다. 이 요트의 수영장은 전 세계 요트에 설치된 수영장 중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선원만 96명에 이르며, 스위트룸 12개가 마련돼 손님 24명을 맞이할 수 있다.
 
우스마노프의 자산은 142억 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억만장자 순위 99위다. 철강업체 '메탈로인베스트'의 공동 창업자로 'USM홀딩스'라는 회사를 통해 금속·광업·통신·IT·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다. 

요트 딜바르. 위키피디아 캡쳐.

 
푸틴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그는 "푸틴을 잘 알고 있어 자랑스럽다. 사람들이 푸틴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푸틴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발언한 적 있다. 
 

국제펜싱협회 회장을 맡았던 우스마노프는 EU 제재 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불공정한 처사다. EU가 나의 명예, 사업적 평판을 훼손하는 의혹을 제기한데다가 잘못된 사실로 제재를 정당화했다"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