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군함은 지난달 24일 크림반도 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작은 돌섬에 접근했다. 이 섬에는 우크라이나 경비대 13명이 주둔 중이었다. 이들은 러시아군의 ‘항복하라’는 최후통첩에도 끝까지 저항했는데, 특히 당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경비대 사이 오간 무전 음성이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당시 교신 내용을 담은 30초짜리 짧은 영상은 SNS에서 회자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경수비대원 모두가 영웅적으로 숨졌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애도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수비대의 “꺼져버리라”는 마지막 교신은 우크라이나를 넘어 세계적으로 저항 정신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폴란드국제문제연구소(PSIM)의 다니엘 스젤리고프스키 박사는 “우크라이나에 현대판 테르모필레 영웅들이 있었다”고 비유했다. 테르모필레 영웅은 과거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침공할 당시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던 300명의 용사를 일컫는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현재 지미니섬에 13명의 수비대 외에도 시신을 수습하거나 부상자를 돕기 위해 왔던 우크라이나 민간 어선도 잡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리의 형제들이 살아 있다는 소식에 기쁘다”며 “러시아는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시민 억류를 풀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