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메타버스·인공지능(AI) 반도체·양자암호 등 3개 분야에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MWC 2022가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프랜드(메타버스), 사피온(AI 반도체), IDQ(양자암호)를 3대 넥스트 빅테크로 지정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까지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SK텔레콤이 2025년까지 ‘매출 23조원 이상’을 목표로 한 만큼 신사업을 통해 2조 이상의 글로벌 성과를 내겠다는 얘기다. 기존 자회사들을 투자전문 회사 SK스퀘어로 보낸후, SK텔레콤은 지난해 연매출 16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① “메타버스, IP·기술 M&A 나선다”
SK텔레콤은 향후 이프랜드에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능토큰)를 활용한 경제 시스템도 적용한다. 이용자가 이프랜드에 다양한 콘텐트를 올리고 거래할 수 있는 ‘가상 장터’를 만들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가입자 3억명을 보유한 네이버 제페토 등을 의식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유영상 대표는 “기술 회사, 지식재산(IP) 회사들에 대한 투자 및 M&A를 필요한 만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는 이번 MWC 2022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앞서 삼성전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도 MWC 2022 현장 취재진에게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영상 대표는 “구체화한 건 없지만 삼성전자의 신제품에 SKT가 파트너가 된 사례가 많아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② “사피온, 10조원 기업가치로 키운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시장이 매년 44%씩 성장해 오는 2025년 글로벌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초 SK스퀘어·SK하이닉스와 함께 미국에 공동 설립한 AI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SAPEON)과 협력해 제조·보안·미디어·자동차 영역 등에서 상용 사례를 확보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2027년까지 사피온을 누적 매출 2조원, 기업가치 10조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③ “양자시대 대비…해외 수익 늘린다”
SK텔레콤이 2018년 인수한 양자암호 기술 기업 IDQ는 유럽·북미·아시아의 통신·금융·공공 분야에서 250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60억원으로, 인수 전보다 두배 이상 성장했다. 유 대표는 “양자컴퓨터가 일반화되면 슈퍼컴퓨터 수준의 보안은 쉽게 풀릴 수 있다”며 “양자보안 기술 고도화를 통해 국가와 산업의 보안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SKT 사업군 개편 “통신과 시너지 극대화”
이날 간담회에서 유 대표는 “그동안 (SKT는) 데이터·인프라·AI기술 등 많은 자산을 축적해 놓고도, 이를 서비스화하거나 수익모델 만드는 걸 잘하지 못 했다”며 “과거엔 신규 서비스를 스핀오프(사업 분리독립)후 기업공개했지만, SKT 2.0에선 내부에서 통신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