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러시아군, 수도 진입한 듯…내가 표적 1순위"

중앙일보

입력 2022.02.25 09:56

수정 2022.02.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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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 진입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현지시간)일 새벽 연설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인스타그램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새벽 0시 30분(한국시간 오전 7시30분)께 공식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올린 연설 영상에서 "러시아의 사보타주(전복) 단체가 수도 키예프에 진입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그들은 나를 1순위 목표로 삼았고, 우리 가족이 2순위"라면서 "국가 원수를 파괴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 싸울 이가 보이지 않는다. 홀로 남겨져 싸우는 중"이라면서 "중앙정부 업무에 필요한 모든 사람과 함께 남아있다. 키예프 시민들은 조심하고 통행금지령을 따라달라"고 호소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고위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종 목표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해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에 따라 "러시아의 3대 공격 축 중 하나가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면서 "키예프를 점령하기 위해 고안된 공격"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현지시간)일 새벽 연설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인스타그램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 국가 총동원령 법안에 서명했다. 국가 총동원령은 국가 및 국제 비상사태와 관련하여 군사력과 국가 인프라를 전시체제로 전환하고 인적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는 조치다. 90일간 발효될 이번 조치에 따라 우크라이나 내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 전체가 소집된다. 18~60세 자국 남성은 출국이 금지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가의 주권을 지키려는 모든 이에게 무기를 나누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앞서 24일 오전 5시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삼면을 포위한 채 개전을 준비해온 러시아군은 즉각 우크라이나 북·동·남쪽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총 7개 주요 통제 구간을 뚫고 공격해 왔다고 밝혔다.


크림반도를 통해서 공격한 남쪽이 가장 위태롭다. 러시아는 남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취하고 있던 북크림 운하 봉쇄를 해제하고, 크림반도로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남부 도시 오데사 인근의 흑해 섬 즈미이니도 점령했다. 
 
러시아는 수도 키예프가 있는 키예프주에 집중했다. 개전 9시간 만인 오후 2시쯤 키예프주 남·북쪽까지 진격했다. 특히 수도 키예프 외곽 북서쪽 호스토멜의 군용공항에서 격전이 펼쳐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게 빼앗겼다 되찾는 등 공방이 벌어졌다. 
 
수도 키예프 북쪽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은 교전 끝에 러시아군이 차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표한 예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첫날 우크라이나인 137명이 사망하고, 316명이 다쳤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