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보수 후보 첫 DJ 생가 찾아 “민주당보다 제가 DJ정신에 가까워”

중앙일보

입력 2022.02.24 00:02

수정 2022.02.2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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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DJ)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3일 DJ가 유년시절을 보낸 전남 목포를 찾아 목포역 앞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DJ의 이름을 15번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여러분께 엄숙히 약속드린다. 이 윤석열, 국민의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목포를 찾아 “국민 통합”을 강조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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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DJ에 얽힌 유년시절 일화를 소개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서 열린 DJ의 유세 현장을 찾아갔던 일을 회상한 윤 후보는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10년 세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치우자’ 하면서 포효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충남 서산 유세에 이어 이날도 ‘김대중 정신’과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을 구분하며 “이게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셨다”며 “그러나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를 다 보셨지 않나. 민주당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는 주역”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여권 내 비(非)이재명 세력의 이탈을 유도하는 한편, 당의 외연 확장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 비리 의혹을 거론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3억5000만원을 들고 가서 8500억원을 뜯어내는 부정부패의 몸통 시장을, 그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설 말미에는 민주당을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부패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확실하게 단죄해 달라. 저와 국민의힘이 정부를 맡아서 또 여러분을 실망시키면 이 다음엔 여러분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아홉 번 펼치며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날 윤 후보는 보수 야당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목포 유세를 끝낸 뒤 DJ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직접 방문했다. 목포에서 약 1시간30분에 걸쳐 배를 타고 하의도에 도착한 윤 후보는 DJ 추모관에서 방명록에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입니다. 위대한 정신입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