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쇠사슬 채워진 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던 중국 여성에 대한 영국 가디언의 보도. 사이트 캡처.
이번 사건은 지난달 26일 한 블로거가 장쑤성 쉬저우(徐州)시 펑현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는 여성 양(楊)모(45) 씨를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양 씨 남편이 그녀와 사이에 자녀 8명이 있다고 자랑하는 영상을 해당 블로거가 추가로 공개하면서 분노는 한층 확산했다.
윈난서 태어나 장쑤로 두 차례 팔려
기율 위반 현지 당 서기 등 17명 처벌
30년 전 현지 인신매매 수사 촉구도
지난 17일 꾸려진 장쑤성 특별 조사팀은 이날 ‘펑현 8자녀 여성’인 양 모씨가 윈난(雲南)성 푸궁(福貢)현 야구(亞谷)촌 출신 샤오화메이(小花梅)로 1977년 5월 13일 태어났다고 수사 결과에서 밝혔다. 양 씨는 두 차례 인신매매를 당했으며, 1998년 6월부터 둥(董) 씨와 동거를 시작해 8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당국은 양 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면서 현재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펑현 검찰은 22일 양 씨의 남편 둥 씨를 학대죄 혐의로 체포했다. 양 씨는 1998년 6월 둥 씨의 부친이 돈을 내고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러우하이(婁海) 펑현 당 서기를 업무 기율 위반 혐의로 면직 처분하고, 정춘웨이(鄭春偉) 펑현 부서기 겸 현장은 당직 면직과 현장 사임을 명령하는 등 관계자 17명을 처벌했다.
수사팀은 또 그동안 네티즌이 의문을 제기한 양 씨와 둥 씨의 결혼증명서 사진 속 여성과 양 씨는 동일 인물이고, 양 씨가 쓰촨(四川)성에서 실종된 여자 어린이 리잉(李瑩)은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 농촌의 여성 인신매매를 고발한 1989년 문학 작품 『오래된 죄악』 표지 [바이두 캡처]
둬웨이는 이러한 부녀자 납치가 횡행할 수 있었던 이유와 인신매매를 방관하거나 범죄를 돕거나 보호한 기층 관리나 상급 관리의 직무 유기를 철저히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30년 전 쉬저우의 추악한 죄악을 철저히 드러내고 관련 공직자를 처벌해야만 서구 언론의 비난에 자신 있게 대응할 수 있고, 중국공산당이 제시한 ‘국가 거버넌스 체계와 능력의 현대화 추진’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