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성폭행에 딸 죽었는데…법정 선 아빠 "애가 피해망상"

중앙일보

입력 2022.02.16 14:53

수정 2022.02.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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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이미지그래픽

술에 취한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배형원 강상욱 배상원 부장판사)는 1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김모(51·남)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한 차례씩 술에 취한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주변의 설득으로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으나 정신적인 괴로움을 호소하다가 신고 사흘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김씨는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딸과 술을 마신 일이 있으나 성폭행하지는 않았고, 딸이 중학생 때부터 자해하는 등 피해망상이 있어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피해자의 진술을 허위로 볼 만한 근거가 없고 모순점이나 비합리성이 없으며 피해자의 신체에서 김씨의 유전 정보(DNA)가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는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7년이 너무 무겁다고도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1차 피해 이후 죽고 싶을 만큼 괴롭다고 글을 남겼으나 이후 괴로움을 이겨내고 피고인과 다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는데도 다시 피해를 봤다”며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을 잊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렀고 이 같은 중대한 결과가 나온 계기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신고를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수사기관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피해자의 어머니와 친구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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