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던 수영장을 못 가게 된 뒤에 10kg 넘게 쪘다. 집 앞에서 매일 줄넘기를 시키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학원 모두 원격 수업으로 하다 보니 아이가 점점 움직이는 걸 귀찮아한다”면서 “코로나 걱정으로 대중교통보단 자가용 차를 이용하고,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게 문제인가 싶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비만을 방치하면 성인병과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기형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도가 높아지면 청소년에게도 성인형 당뇨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밀키트나 배달 음식은 대부분 고지방·고당분을 함유하고 있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식사의 양을 줄이기보단 구성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체육 활동 콘텐트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서울학생건강더하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비만이 의심되는 학생에게 최대 15만원의 검사비를 지원키로 했다. 비만 학생들에게 학교 내·외 전문가를 통한 건강상담, 생활습관 교정과 맞춤형 운동·식이요법 같은 처방도 제공할 예정이다.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급식 그린 바(bar)를 운영하는 등 비만 예방책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