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번개장터, 롯데는 중고나라 선택
번개장터는 2011년 론칭 이후 지난해 거래액 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30% 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부스트’, 운동화 커뮤니티 ‘풋셀’ 등을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7700만원에 달하는 중고 나이키 운동화를 전시한 ‘브그즈트랩(BGZT Lab)’과 샤넬·롤렉스 등 매장에서는 구경도 못 하는 명품 재화를 모은 ‘브그즈트 컬렉션(BGZT Collection)’ 등이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신세계보다 먼저 중고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롯데그룹은 2019년 8월 사내 벤처 형태로 중고거래 플랫폼 마켓민트를 설립했으나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종료하고 중고나라 인수를 택했다. 중고나라는 2003년 설립된 국내 대표 중고거래 사이트로 회원 23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5조원을 기록했다.
한국 문 두드리는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
미국의 더리얼리얼, 스레드업과 함께 세계 3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꼽히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지난해 3월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의 모기업인 케링그룹 등으로부터 1억7800만 유로(약 2411억원)를 투자받았다. 이어 같은 해 9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2억900만 달러(약 248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중고 명품 위주로 거래한다. 투자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가치를 2조원으로 평가했다.
앞서 운동화 리셀(재판매) 플랫폼 스탁엑스도 지난해 9월 한국에 정식 론칭하며 한국 소비자를 위한 검수 센터를 오픈했다. 스탁엑스는 2016년 미 디트로이트에 설립된 온라인 플랫폼으로 운동화 거래로 시작해 명품, 전자기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기업 가치는 4조원에 달한다.
“투자가치까지 더해진 중고 명품”
전문가들은 MZ세대의 소비력이 향상되고, 명품 열풍이 지속되는 만큼 중고 명품 시장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을 소유하기보다 사용했다는 경험에 더 가치를 두는 이들에게 명품은 비싸지만 비싸게 되팔 수 있는 재테크 상품이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MZ세대에게 중고 물품은 경험재”라며 “특히 중고 명품은 투자가치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상품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