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4100→4500원
이날 동서식품도 8년 만에 가격 인상 소식을 알렸다. 14일부터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제품은 5680원에서 609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은 1만1310원에서 1만2140원으로,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은 1만4650원에서 1만5720원으로 출고 가격이 각각 오른다.
두 업체 모두 국제 커피 원두 가격 급등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승한 물류비용, 주요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인상 이유로 꼽았다. 스타벅스 측은 “가격 인상 요인이 매년 있었지만, 매장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최후의 보루’ 커피마저 가격 인상 대열 합류
그동안 커피는 국제 원두 가격 상승으로 인상 요인이 충분했지만,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오히려 가격(지난해 12월 기준)이 전년 대비 0.02%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1위 스타벅스와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맥심·카누가 가격을 올리면서 백기를 든 모습이다. 2014년에도 스타벅스 가격 인상 뒤 이디야커피, 할리스, 커피빈 등이 뒤따라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서리·가뭄 등 이상기후에 원두 가격 2배 뛰어
문제는 올해도 가격 상승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의 지난해 3분기 말 커피 원두 수확량이 예년보다 40%가량 줄면서 원두 가격(지난해 12월 기준)이 1kg당 3.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7% 올랐다. 올해 원두 수확량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농축산물 무역거래 플랫폼 트릿지에 따르면, 브라질 내 한 아라비카 원두의 공급업체는 과거 평균적으로 연간 300만t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올해 수확량은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커피 원두 작황이 부진한 이유는 지난해 6~7월 예상치 못한 서리와 연이어 발생한 극심한 가뭄으로 어린나무가 죽고, 건강한 나무로 회복하기 어려워지면서다. 커피나무가 충분히 자라기까지 3~5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피 생산량 회복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 차질에 원두값 내리기 어려워”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수칙에 따른 물류 문제도 원두값 인상을 부추겼다. 브라질 커피 수출 협회에 따르면, 원두 공급업체들은 컨테이너와 선박 예약, 운송 회사의 잦은 선적 지연으로 수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혜선 트릿지 연구원은 “특정 지역의 생산량이 줄어 커피 원두 가격이 상승하면 다른 지역 생산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격 하락 여지가 생긴다”며 “그러나 지난해 생산량 감소 폭이 워낙 컸던 탓에 커피 원두값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