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은 내년 1월 1일자로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44)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을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글로벌 인사 및 조직 개편을 30일 단행했다. 허 사장은 2014년부터 SPC의 글로벌 사업을 맡아 미국 등 해외에 머물고 있다.
그간 미국·프랑스·중국·싱가포르 등 해외시장에서 파리바게뜨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왔고, 2019년 3월 중국에 SPC톈진공장 준공, 4월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을 진두지휘했다.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로 파리바게뜨는 올해 미국 ‘프랜차이즈타임스’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기업 Top 400’에서 38위로 올라서는 성과도 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사업에 더욱 힘을 싣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남인 허 사장이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고, 차남 허희수(43) 부사장은 지난달 3년 만에 국내 경영에 복귀했다. SPC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섹타나인 신규사업부 책임임원(부사장)에 선임됐다. 허 부사장은 디지털 기술투자와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CJ·농심 등 MZ세대 상무 등장
CJ그룹의 경우 장녀인 이경후(36)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앞서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 남매가 CJ그룹의 핵심 계열사 두 곳에서 전진 배치된 모습이다. 특히 이 경영리더가 맡은 식품전략기획1담당(상무)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핵심 업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경영리더가 30대 초반이지만 2013년부터 입사해 주요 업무를 익힌 만큼 임원 승진이 급작스럽다고 보긴 어렵다”며 “CJ제일제당이 그룹의 주축 계열사고, 아들을 경영리더로 발령 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힘을 실어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농심도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신 상무의 경영 투입이 빨라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농심 2세인 신동원(63) 농심그룹 회장은 지난달 이병학 생산부문장 전무를 공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농심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회사 운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고, 신 회장은 그룹 전체를 총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3세 후계자인 신 상무를 승진시키며 경영에 전진 배치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 김오영(34)씨가 지난 10월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앞서 김 담당은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7년간 근무하며 유통 경험을 쌓았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SSG닷컴 등은 매일유업의 주요 유통채널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 채널 전반을 익혔고, 이제 본사로 들어와 경영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아들 담서원(32)씨도 7월 오리온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밖에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의 장남 함윤식(30)씨가 오뚜기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삼양식품에선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 전병우(27)씨가 2019년 부장으로 입사해 지난해 전략기획부문장을 맡아 임원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