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미래다] [기고]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재정지원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

중앙일보

입력 2021.12.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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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순 충북대학교 기획처장

국가의 성장 가능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결정짓는 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고등교육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고등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인재가 국가와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이며, 산업에 대한 대학의 지원은 지속적인 국가 성장의 동력이자 활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산학협력은 기존 산업기술의 혁신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을 개척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이 1990년대 이후 초강대국으로서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세계대학순위의 20위권 내에 칼텍·하버드·스탠퍼드 등 무려 12개의 세계적인 대학들이 미국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World University Rankings 2022). 반면 우리나라는 높은 고등교육의 이수율에도 불구하고 대학경쟁력과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으며,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32개국 중 26위로 고등교육의 질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등교육재정 지원의 국가적 책임은 강화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발전과 경쟁력 확보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기여를 해 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물론 대학교육의 목표를 상아탑에 두고 학문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논리 속에 재정지원사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 재정지원사업 그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기보다는 사업의 목적, 지원 방식, 평가 방식에 대한 저항일 뿐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의한 대학 지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이란 고유의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대학(기관) 및 사업단을 대상으로 모집·선정 절차를 통해 국고를 지급하는 재정적 지원 사업을 의미한다. 정부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 대학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학의 역량 제고 차원에서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재정지원사업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질을 책임지고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가의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의 제 역할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자주적 노력과 혁신적 변화를 이끄는 단초가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 일반재정지원사업의 핵심인 대학혁신지원사업이 올해를 끝으로 1주기 사업을 마무리하고 2022년부터 새로운 2주기를 맞이한다. 다가오는 2주기 사업은 적정규모화를 포함한 보다 강도 높은 대학 차원의 자율적 혁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2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이 향후 3년 동안 어떠한 방향으로 대학의 자발적 혁신을 이끌며 고등교육 생태계를 개혁하고 발전시킬지 기대해 본다.


 
 
이문순 충북대학교 기획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