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이마트에서 매출이 급증한 품목을 바탕으로 올해 소비 트렌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마트 관계자는 19일 “1~10월 전국 137개 점포에서 발행된 고객 영수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집밥의 고급화 추세가 가장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마트 고객 영수증 빅데이터 분석
홈파티는 계속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식품군 전체 매출 1위는 돼지고기(냉장)이고, 2∼5위는 맥주, 라면, 커피, 우유 순이었다. 2019년부터 3년째 변함이 없다. 다만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 순으로 보면 수산물이 크게 뛰었다. 장어 매출이 94% 늘었다. 참치회는 35%, 전복은 17% 더 팔렸다. 한우(냉장) 매출도 15% 증가했다. 이세우 이마트 수산팀장은 “내식의 일상화가 이뤄지면서 가끔 고급 식재료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며 “장어구이나 참치회는 주로 외식으로 즐기는 품목인데 올해는 마트에서 잘 팔렸다”고 설명했다.
집밥 일상화로 간편하게 조리만 하면 되는 밀키트 판매가 계속 늘고 있다.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136% 신장했다. 밀푀유나베·감바스알아히요 같은 특별식 밀키트의 신장률은 235%로 더 높았다. 가장 많이 팔린 밀키트는 ‘피코크 어메이징 부대찌개’로 86만여개가 팔렸다. 일반 포도보다 가격이 두세배 비싸 고급 과일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청포도 샤인머스캣도 매출이 배 이상(112%) 증가했다. 홈 카페 추세로 원두커피 매출 역시 12% 늘었다.
‘홈술’로는 와인 강세가 여전했다. 올해도 많이 팔리며 이마트 주류 매출 비중에서 와인(약 30%)이 맥주(약 37%)를 맹추격했다. 특히 와인 대중화로 레드·화이트뿐 아니라 스파클링·샴페인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1~10월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5만~10만원대 중·고가 이상인 샴페인 매출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역시 홈파티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팔린 골프공은 182만 개
고객 영수증 데이터를 분석하며 재미있는 ‘이색 타이틀’도 나왔다. 예컨대 올해 제과 트렌드로 ‘민초단’(민트 초콜릿을 좋아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 부상했다. 한 고객은 이마트에서만 375개 민트초코 상품을 샀다. 지난 10월까지 무려 284일을 방문한 ‘최다 출석왕’ 고객이 있었다. 하루 동안 마트를 방문해 총 480개 품목을 산 ‘쇼핑왕’도 나왔다.
이마트는 이 같은 영수증 빅데이터를 토대로 최근 유튜브에 ‘2021 소비생활 보고서’ 영상을 올렸다. 이수연 브랜드퍼포먼스팀장은 “전국 점포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한민국 중산층의 한 해 소비 생활을 엿볼 수 있고, 점포 운영에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