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오미크론 유입 차단을 위해 미국은 추가접종(부스터샷), 영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해외여행자 자가격리, 이스라엘은 외국인 입국 전면 차단 및 전화 추적 시스템 재가동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다.
美 부스터샷 드라이브, 英 마스크 의무화 재개
미국의 오미크론 방어 카드는 부스터샷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두번 접종한 사람이 부스터샷까지 맞으면 중화항체(감염 예방 효과가 있는 항체)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며 “전파력이 높다고 알려진 오미크론 방어에도 부분적인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을 포함한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의 방어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부스터샷을 맞아 중화항체 수치를 높여놓으면 감염 후 위중증으로 전이되거나 사망하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델타 확산에도 “플랜B는 없다”며 위드 코로나 방침을 고수했던 영국은 오미크론 앞에 손을 들었다. FT는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이 “백신이 오미크론 방어에 덜 효과적일 수 있다”며 “대중교통과 상점·미용실 등 다중 밀집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19일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선언한 ‘자유의 날’ 이후 마스크 의무화는 처음이다.또 해외여행 후 귀국하는 영국인들은 모두 코로나19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아야 하고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된다. 오미크론 의심 증상자와 접촉한 경우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열흘 간 격리해야 한다.
이스라엘, 외국인 입국 금지하고 전화추적 재가동
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와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자국 내 정보기관인 신베트의 전화 추적 시스템도 재가동한다. 추적 대상은 여행 금지국에서 귀국 후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오미크론에 감염된 경우로 한정한다고 알려졌다. 신베트 추적 시스템은 테러 대응용으로, 초기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때 사용했다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스라엘의 여행금지 국가는 당초 7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인 후 50개국으로 늘어났다.
일본 역시 30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 그간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했던 사업 목적의 단기 체류자나 유학생, 기술 실습생 등도 이번 입국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국가에서 귀국하는 일본인에 대해서도 지정된 시설에서의 격리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필리핀은 다음달 15일까지 오스트리아·네덜란드 등 유럽 7개국발 입국을 차단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보츠와나·에스와티니·레소토·모잠비크·나미비아·짐바브웨 등 아프리카국가발 입국을 차단한 바 있다.
제약사들 움직임도 빨라졌다. 델타변이에 대해서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대응했던 이들은 오미크론에는 맞춤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는 “오미크론용 백신을 100일 내에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모더나의 폴 버튼 최고의료책임자는 “모더나는 내년 초에 오미크론 백신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노바벡스 역시 “오미크론에 대응한 새 백신을 개발 중”이라며 “실험과 제조에 수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미크론은 현재 15개국 이상, 전 대륙에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는 영국·네덜란드·독일·이탈리아·벨기에·덴마크·체코·오스트리아·포르투갈 등 9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프랑스에서도 8건의 의심 사례를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보건부가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서 3명의 확진 사례가 발견됐다. 북미 대륙도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날 오타와에서 최근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여행객 2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