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9.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8.1%)보다 11.2%포인트 늘었다.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5.5%로 2014년 4월(76.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9월(78.6%)과 비교해도 소폭 증가했다.
이런 금리 상승기에도 변동금리 대출이 늘어난 건 당장의 금리 격차 때문이다. 지난 26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4~4.981% 수준이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82~5.128% 수준으로 변동금리보다 하단이 아직 0.38%포인트 높다.
하지만 앞으로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의 금리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를 가장 많이 반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예대마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보다 예금 금리를 더 많이 올린 데다,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코픽스는 지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11월의 예금 금리 인상이 본격 반영되는 내년 1월 이후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4일 2.471%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25일 2.407%로 오히려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오른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을 찾으면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시중금리 급등 국면에 대한 되돌림 과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커진다. 특히 변동금리는 6개월가량의 금리 상승 폭이 한 번에 반영돼 대출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올해 가계대출 금리가 1.03%포인트 상승해, 연간 이자 부담액이 17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대출이 있는 가구당 이자 부담은 연간 149만1000원 늘어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75%에 이르고 있어 어느 정도 시차는 있지만, 가계에 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를 택하는 게 일반적으로 유리하다”며 “다만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5%포인트 이상 낮다면 우선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뒤 시장 금리 상황 등을 보고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려는 목적에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