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신 반대론자들이 모여 코로나19 대체 치료법을 논의한 행사 참석자 중 의사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이버멕틴으로 치료 중이다.
이버멕틴은 소나 말과 같은 가축에게 주로 사용하는 구충제로, 동물의 기생충·머릿니를 없애는 용도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치료 효과가 입증된 바 없다. 미 식품의약국(FDA)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이버멕틴을 승인한 바 없으며, 이버멕틴을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행사 참여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부르스 보로스(71)는 심장전문의다. 그 역시 자신의 병을 이버멕틴으로 치료 중이라며 "전 세계에서 이 약을 사용한 곳에서는 모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이버멕틴을 투약한 적이 있다면서 "그 환자가 약을 먹은지 6시간도 지나지 않아 기침을 멈추고 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로스와 가까운 지인은 가디언에 "그가 키웨스트에 있는 자택에서 위중한 상태로 앓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백신 반대론자인 보로스는 97세인 자신의 아버지가 백신을 두번 접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매우 화가 나서 그를 때릴 뻔했다"고 말한 적도 있다. 보로스는 "아버지는 (정부 얘기에) 완전히 세뇌된 상태였고 나한테 묻지도 않고 백신을 맞았다"며 분노했다.
과거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 "사기꾼"이라며 "우리 아이들을 독살시키고 싶어한다"는 비난 글을 올리거나, "대형 제약사들이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 적도 있다.
7명의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회의는 플로리나주 오칼라시의 의사 존 리텔이 주최했다. 그는 이번 회의가 코로나19를 확산하는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참석자들은 뉴욕이나 미시간 등 다른 곳에서 왔고 코로나도 다른 곳에서 걸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FDA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동물용 약을 사용해선 안되며,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